▲ 한국서부발전 류정만 처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14일 태안군 소원면 모항 인근을 찾아 기름을 제거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
14일 모항2리 해안, 일명 바람쟁이에서 하얀 색 방제작업을 입은 3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분주하게 손을 놀렸다.
기름때가 많이 묻은 바위에 옹기종기 모여 자리를 잡은 이들은 누구보다 기름제거가 전문인 듯 빠르게 돌에 묻은 기름을 벗겨 내고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이곳에서 작업 중인 이들은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건설을 꿈꾸는 (주)한국서부발전 가로림 조력 건설처 직원들.
조수간만의 차가 7∼9m로 커 국내 최고의 조력발전소 입지로 꼽히는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발전소 건설을 계획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해 12월 갑작스런 기름 유출 사고로 태안 해안이 온통 기름으로 둘러 쌓이자 생각할 것도 없이 모든 직원들이 방제 작업에 투입됐다.
아직 발전소 건설을 위해 첫 삽을 뜨지도 못했지만 30여 명의 직원들은 벌말에서 이원, 구례포, 학암포, 모항에 이르기까지 피해지역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녔고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간식제공 등 피해복구를 위한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다.
매일 아침 누구보다 방제 현장을 찾다 보니 이제 해변이 사무실이 됐다.
김강산 과장(56)은 “지난해 사고 직후부터 매일 방제 작업에 동참하다 보니 직원들이 이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알고 있을 만큼 전문가가 됐다”면서 “기름이 많이 제거된 것 같았는데 아직 외진 곳에는 기름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기름 피해를 경험하고 제거 작업에 성실히 임한 이들은 방제작업이 종료되지도 않았는데 국민의 관심이 줄어드는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정종민 차장(52)은 “피해복구가 많이 진행되면서 손길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아직 해안 깊숙한 곳은 기름때가 남아 있는 곳이 있는데 자원봉사자들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며 “자원봉사자들이 안전하게 오염지역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원봉사를 하면서 태안의 아름다운 절경도 감상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의 기쁨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많은 국민이 태안을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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