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백발노인의 격양가와 농어촌 복지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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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백발노인의 격양가와 농어촌 복지정책

[목요세평]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

  • 승인 2008-02-13 00:00
  • 신문게재 2008-02-14 20면
  • 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
▲ 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
▲ 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
오는 2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새 정부의 5대 국정지표와 192개 국정과제가 발표되었다. 국정지표와 국정과제는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짚고, ‘희망의 국민 성공시대`를 열기 위한 새 정부의 밑그림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같은 시간 ‘뉴욕타임즈`는 미국 경선의 성패를 가를 주요 현안은 민주당과 공화당 가릴 것 없이 경제문제라고 보도했다. 슈퍼 화요일이라 불리며 민주당의 오바마와 힐러리 후보와의 경선 결과가 세계적인 관심거리가 된 것 역시 변화와 진보 그리고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사람에게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잠자며 마음 편히 지내는 것, 그 이상의 행복은 없나보다. 옛날 천하의 성군(聖君)으로 꼽히는 요임금이 자신의 통치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 그가 어느 마을을 지날 때 한 백발 노인이 우물우물 무언가를 씹으면서 손으로 배를 두드리고 발로 땅을 구르며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격양가였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쉬네./ 밭을 갈아 먹고 우물을 파서 마시니,/ 내가 배부르고 즐거운데,/ 임금의 힘이 나에게 무슨 소용인가.> 백성들이 아무 불만 없이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흥겨워하고, 정치의 힘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으니 그야말로 정치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요임금은 백발 노인의 노래에 마음이 흐뭇하여 돌아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는 나라이다. 흔히 인구 중 65세 비중이 7~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 14~20% 미만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6년에 인구 10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다. 그러나 농촌지역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즉 같은 해 농촌은 65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30%를 넘어 초초고령사회에 들어갔고, 어촌도 20%를 넘겨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이미 농촌에서는 5명 중 1명은 노인인구인 셈이다. 특히 시도별 고령화 인구에서 충청남도는 전라남도에 이어 2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5대 국정지표 중 ‘능동적인 복지`의 핵심과제로써 국민연금과 기초노령 연금의 통합 및 재구조화가 선택되고, 노인 장기요양 보험제도 확대와 농어촌 재가 노인복지 시설 설치 및 사회복지 지방이양사업 분류 재편 등이 중점과제와 일반과제로 들어간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번 국정지표와 과제가 기존 공약을 점검 나열하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수준의 실행력을 담보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각 정책마다 구체적인 예산 소요계획과 법령 재.개정 등 세부조정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농어촌 복지문제가 우선 순위에 밀려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그 동안 시 군 단위의 지방자치 단체와 지방대학이 함께 추진해온 지역혁신사업인 ‘RIS 사업`의 결과도 적극 활용되어 지역에 축적되어 온 역량이 소멸되지 않고 탄력을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농어촌의 다문화 가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평생교육체제도 중앙의 정책에 부응하여 지방자치 단체와 지역 대학이 협력 확대해야 할 사업이다.

요임금은 백성이 정치의 힘을 의식하지 않고 즐겁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이 이상적인 정치라고 생각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스스로 일하고 먹고 쉬는 그 노인에게서 요임금은 기쁨을 느꼈던 것이다.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 그리고 지방대학이 농어촌의 아픈 곳, 가려운 곳, 차가운 곳을 감싸주는 주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줄때 ‘국민이 나라를 덜 걱정`하는 대한민국의 성공시대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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