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안 기름유출 사고후 150여 시간에 달하는 자원 봉사를 한 배무규씨 가족. |
태안 모항 2리의 한 해안에서 기름제거 작업을 하던 배무규(46·서울 은평구)씨 가족의 손놀림은 여느 자원봉사자들의 그것과는 남달랐다.
땅 속 깊숙이 스며있는 기름을 걷어내고 바위 구석구석에 묻은 기름을 제거하는 손길은 빠르고 세심했다.
이들이 기름제거에 탁월한 실력(?)을 갖추게 된 것은 꾸준한 봉사활동 덕분. 사고 뒤 지금까지 배씨 가족이 자원봉사를 한 시간은 모두 150여 시간에 달한다.
“사고 소식을 접하고 2주 뒤인 22일부터 태안을 찾았어요.주말이나 휴일은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내려와 기름을 닦다 보니 우리 가족이 봉사활동 한 시간이 150시간에 이르렀네요”
적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들에게는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평소에도 매일 주말이면 장애인 복지센터를 찾아 봉사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배씨의 아내 신정주(46)씨는 “자원봉사 장소만 바뀌었을 뿐 우리 가족이 늘 하던 일”이라며 “우리 세대에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후대에 피해를 끼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열심히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이런 봉사정신을 이어받아 올해 대입을 앞둔 아들 재근(19)군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그는 “부모님의 봉사정신을 물려받은 것 같다”며 “태안 지역민들이 예전의 삶을 되찾을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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