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나누며 환경도 살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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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봉사 눈길

  • 승인 2008-02-10 00:00
  • 신문게재 2008-02-11 9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에 지난 5일 여고생 2명이 가녀린 손길로 계단에 묻어 있는 기름때를 닦아내고 있었다.

환경운동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이민영(18·백신고 2년)양과 친구 윤효진(18·주엽고 2년)학생. 중학교 동창인 이들은 단둘이 경기도 일산에서 새벽 차를 타고 이곳에 도착해 배고픔도 잊은 채 3~4시간 동안 기름때를 닦아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양은 “그동안 벼르고 벼르다 오늘 겨우 하루 시간을 내 봉사 활동을 하러 왔다”며 “왔을 때 조금이라도 더 닦아내고 가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점심도 거른 채 땀방울을 흘리던 이 양은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겨 막연하게 장래희망으로 환경운동가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이번 기름 유출 사고를 보며 다시 한번 마음을 굳혔고, 꼭 한번 현장에 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충수업과 학원 수업 등으로 진작에 오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면서 “현장에 와보니 환경적 재앙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실감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함께 온 친구 효진 양은 “친구한테 억지로 끌려 왔다”며 투정 어린 말투로 답했지만 얼굴에는 뿌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춥고 힘들긴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안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며 “친구 덕분에 모처럼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에 나선 이들은 오히려 단 하루의 봉사가 못내 아쉬운 눈치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매일 방제 활동을 하는 주민들을 생각하면 하루의 봉사가 죄송할 뿐이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찾겠다”는 말을 남겼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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