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 유출사고로 신음하고 있는 고향인 태안을 찾은 권윤복씨의 가족들이 설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인근에서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
명절을 맞아 고향인 태안을 찾은 권윤복(55·여)씨 자매 4명은 연휴 마지막날인 10일에도 고향을 떠나지 못한 채 기름 제거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과 인천 등에 사는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고향 땅이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연휴가 끝난 이날도 쉽게 고향을 떠나지 못했다.
권씨는 “태안 바다는 먹을거리도 많을 뿐만 아니라 경치가 좋은 곳이 많아 어릴 적에는 매일 친구들과 해안을 뛰어다니며 놀았다”며 “그렇게 아름답던 곳이 하루아침에 기름으로 뒤덮여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학교를 마치고 태안을 떠난 이후에도 매년 여름이면 가족들과 함께 태안으로 해수욕을 즐기러 올 만큼 고향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어릴 적 내가 그랬듯 이제는 15살인 아들도 태안을 너무 좋아해 매년 이곳에서 수영하러 오는 것을 좋아해요. 올 여름에도 고향 바다에서 수영을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근심어린 표정으로 권씨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행히 그동안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기름기가 많이 사라진 모습은 확인했지만 권씨는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맨손어업과 농사로 생계를 유지하던 친정어머니(82)가 보상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께서는 평생 이곳에 살며 굴 따는 일을 하셨는데, 증명서류가 없어 보상받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환경복원과 함께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 맨손 어업 하시는 노인들에게도 정당한 보상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피해 주민들을 걱정하는 그의 모습에서 남다른 ‘고향사랑`이 묻어났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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