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하림 임직원 40여 명이 지난 5일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 인근에서 방제작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
깎아지른 듯 가파른 암벽에 둘러싸여 접근조차 쉽지않아 보이는 소원면 모항항 인근의 방제 작업 현장.
지난 5일 이곳에서 방제 작업을 하던 (주)하림 임직원 40여 명은 “이제 조금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주)하림 임직원들은 이날 지난해 12월 사고 직후에 이어 두 번째로 태안을 찾아 봉사 활동을 펼쳤다.
첫 번째 자원 봉사 때보다 인원은 한층 줄었지만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해 방제 작업에 나선 탓인지 봉사 열기만큼은 더욱 뜨거웠다.
또한 이날 봉사 활동에 참여한 직원들은 대부분 사고 직후 태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터라 한결 깨끗해진 태안 해변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거운 바위를 들어올리고 자갈과 모래에 묻은 기름 찌꺼기를 닦아내는 손길도 몹시 가벼워 보였다.
정성껏 기름때를 닦아내고 있던 이원호(40) 총무팀장은 “처음 태안을 찾았을 때는 말 그대로 막막하기만 했는데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땀 흘린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고 웃음 지어 보였다.
이날 봉사 활동을 총괄한 김윤배(57) 경영지원본부장도 “지난번 봉사 때는 냄새도 많이 나고 정말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며 “이만큼 방제 작업이 이뤄진 것도 모두 국민적 관심 속에 이뤄진 자원봉사의 힘이 아니겠느냐”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지난 12월 각 부서별로 봉사 인원을 배정해 방제 작업에 참여했던 (주)하림은 이날 온전히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두 번째 봉사 활동에 나섰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전 10시께 현장에 도착해 복구작업을 펼친 뒤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으로 허기를 달래며 오후 늦게까지 바위 아래 자갈과 모래를 물로 씻어내고 기름을 걷어내는 방제 작업에 열정을 다했다.
이날 봉사 활동을 자원한 유영삼(29) 법무팀 사원은 “개인적인 시간을 반납하고 자원해서 봉사 활동에 나선만큼 더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오늘 봉사자들 모두가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주)하림의 봉사 활동에는 김홍국 회장과 이문용 사장 등 임원들이 솔선수범해 참여했으며, 닭고기 500kg 등 600여 만 원 상당의 물품을 태안군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문용(59) 사장은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주민들이 목숨까지 끊었다는 소식에 몹시 가슴이 아팠다”며 “우리들의 작은 힘이 주민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고,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시간을 내 직원들과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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