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높은 상품 투자자 ‘인기’
채권형 펀드는 장기투자 바람직
망설임 끝에 그는 이번 설 명절에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고, 조씨의 친구는 고금리 채권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유했다.
조씨는 불안한 때 잘 못 투자했다 손해 보느니 정기예금 금리보다 0.5~1% 포인트 이상 높은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주식시장에 조정장세가 길어지자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조씨와 같이 안전자산 쪽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증권사와 은행 PB센터에는 우량 채권이나 예금을 문의하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고, 펀드 말고 안정적인 것을 찾아 달라는 고객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이들 고객을 위해 특판 채권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신용도가 좋거나 양호한 AAA 등급 은행채와 AA~A급 캐피탈채, A~BBB+수준의 회사채 발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올해는 주식 비중을 낮추고 채권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금리인하 결정은 국내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때 6%를 웃돌았던 채권시장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초 들어 5.3%대로 떨어져 지난해 10월 급등 직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김창환 CJ증권 대전지점장은 “최근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채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금리가 하향 안정화 추세로 갈 경우 채권 투자 수요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그러나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성이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방식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증권사에서 은행채나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법,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주식처럼 거래하는 방법 등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채와 회사채 매입을 가장 많이 추천하면서도 채권형 펀드는 장기 투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지만 아직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이다.
증권사가 내놓고 있는 채권은 세후 기준으로 연 6~7%대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세전으로 따지면 7~8%대 수준이다. 요즘 투자자들에 인기를 끌고 있는 채권은 캐피털채로, 효성캐피탈(6.13%) 우리캐피탈(6.56%) 하나캐피탈(6.49%) 등 신용등급 BBB+ 이상 상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부터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발행 금리가 높아졌고 증시 급락과 맞물려 채권 수요가 크게 몰리면서 채권거래 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투자는 해당 회사(채권 발행사)가 망하면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는 데다 큰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게 단점이다. 따라서 채권에 투자하려면 증권사 판매직원과 해당 회사 재무상태 및 상품구조 등에 대해 충분히 상의를 해야 한다.
또 채권형 펀드의 경우 2006년에는 연간 5.16%대의 수익률로 선방했지만 지난해에는 3.22% 수익률에 그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이후 금리가 급격하게 안정되면서 투자 매력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CJ굿초이스채권1`는 1년 수익률이 6.22%로 오른 상태로 최근 6개월 채권형펀드 평균 수익률도 2.55%로 낙폭이 컸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안정성이 돋보이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활용하는 장기 투자자가 아니면 채권형 펀드보다 저축은행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식에 비해 채권형 펀드가 좋은 대안이긴 하지만 올해 기대수익률이 7%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투자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 방법은 간단하다.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까운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위탁계좌를 개설하면 바로 매입이 가능하다. 증권사 계좌와 연계된 은행계좌로 금액을 입금하면 투자로 이어진다. /백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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