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준홍 대전시의회 부의장 |
차에 들어가는 휘발유나 경유는 둘째치더라도, 방에 때는 등유는 가격이 싸야 한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는데, 그나마도 없는 집은 기름 안 때고 얼어 죽으란 말인가, 차라리 우리같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여름이 낫다.” 춥고, 긴 겨우살이를 이겨내야만 하는 우리 서민들이 정부를 향해 쏟아내는 원망의 목소리이다.
기름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 기름보일러 집은 세를 못 놓아서 고민이다. 결국 세를 낮춰서라도 방을 내놔야 하고, 한겨울 난방비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저소득층은 세가 싼 집에 둥지를 틀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서민들은 높은 기름값 때문에 상대적으로 난방비가 싼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싶어 하지만, 배관공사와 보일러 교체 등을 포함한 공사비가 가구당 250만원 이상 소요되기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자니 돈이 없고, 저러자니 난방비가 비싸고, 난방비를 둘러싼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가뜩이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은 하루 빨리 이 추운 겨울이 지나 가기만을 고대할 뿐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2007년 말, 잠정적인 도시가스 보급률이 82.2%에 이른다고 한다. 10가구당 8가구 이상이 도시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인데, 왜 필자의 눈에는 대부분의 가정들이 기름걱정에 한 숨을 쉬고 있는 것만 보이는가?
그럴 만도 한 게, 대전시의 공동주택 도시가스 보급률이 98.5%인데 반해 단독주택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59.2%에 불과한 실정이다. 단독주택 보급률 가운데서도 비교적 여유가 있는 서구와 유성구가 각각 79.6%, 90.4%로 공동주택에 버금가는 보급률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중구는 26.4%, 동구 42.1%, 대덕구 64.1%에 그치고 있어 지역난방, 에너지공급정책에서도 지역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와 충남도시가스사는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비수익노선은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시는 지금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서민들의 난방비 걱정을 줄이고, 환경오염과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라도 단독주택 지역의 도시가스 공급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단독주택 지역의 비수익 노선에 대한 도시가스 공급시설 설치에 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대전시는 충남도시가스사가 연차적인 공급계획에 따라 공급시설을 확충해 나가고 있으며, 가스비에 포함되어 있는 배관투자재원을 통해 비수익노선의 공급배관시설을 확대해 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보급률이 향상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충남도시가스사는 어디까지나 민간기업이다. 민간기업은 수익을 우선하기에 채산성이 약한 비수익노선에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대전시의 이러한 처사는 충남도시가스사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밖에 안보이며, 이렇게 해서는 단기간에 도시가스 공급확대를 꾀할 수 없다. 따라서 대전시는 책임감을 갖고, 도시가스 기금을 조성하여 비수익노선의 도시가스 공급시설 확충에 적극 투자해 나가는 한편, 비수익노선 중 투자우선대상지역을 선정하여 충남도시가스사로 하여금 우선적으로 설치해 나갈 수 있도록 행·재정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현재 시행하고 있는 인입배관 공사비를 회사와 수용가가 각각 50:50으로 부담하는 것에서 수용가 부담률을 30~40% 정도로 낮춤으로써 서민의 부담을 줄여 주는 한편, 그 차액만큼 시에서 보전해 주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수용가가 부담해야 할 인입배관 공사비나 보일러 설치비 등을 도시가스 기금을 통해 장기저리로 융자해 줌으로써 수용가 부담을 경감시켜 주고, 이를 통해 서민들이 설비부담없이 원활하게 가스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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