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성산산악회 40여명 두번째 방제봉사

천안 성산산악회 40여명 두번째 방제봉사

바다에 울린 ‘희망 메아리’

  • 승인 2008-02-05 00:00
  • 신문게재 2008-02-06 7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 천안 성산산악회 회원 40여명은 5일 태안군 소원면 모항2리 파도리 해수욕장 인근에서 두번째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 천안 성산산악회 회원 40여명은 5일 태안군 소원면 모항2리 파도리 해수욕장 인근에서 두번째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산을 넘고 위태로워 보이는 철계단을 따라 가파른 절벽길을 내려가야만 다다를 수 있는 태안군 소원면 모항2리 파도리 해수욕장 인근의 방제 작업 현장.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워 기름 유출 사고 이후 방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이곳에 5일 오랜만에 자원 봉사자들이 찾아 들었다.

여전히 기름 냄새가 코 끝을 찌르는 이곳에서는 천안시 성환읍 주민들로 구성된 성산산악회 회원 40여명이 찌든 기름때를 닦아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산사나이`들이라 그런지 돌에 묻은 기름 때를 닦아내는 손길에서는 힘이 느껴졌다. 투박한 손으로 구석 구석에 낀 기름을 닦아내는 것이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지만 회원들의 손에서는 정성어린 세심함이 묻어났다.

성산산악회 회원들이 태안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12월 사고 직후 정기산행을 대신해 태안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데 이어 이날도 회원들이 뜻을 모아 태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특히 이날 성산산악회 회원들은 당초 자원봉사를 진행하기로 했던 소원면 모항항 대신 자리를 옮겨 평소 자원봉사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곳을 찾았다.

말없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던 회원 정용갑(57)씨는 “힘들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만 봤을때는 설마 저 정도일까 싶었는데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다”며 “진작에 찾아 오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옆에서 묵묵히 기름을 닦아내던 권오일(49)씨도 “아침 일찍 도착해 여지껏 작업한 것이 고작 이 정도”라며 “얘기 들은 것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고 정씨 의견에 맞장구를 쳤다.

성산산악회 회원들은 아예 이날 작정을 하고 자신들이 먹을거리까지 다 준비해와 봉사 활동을 펼쳤다.
잠시 꿀맛 같은 점심 식사를 끝내자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헝겁을 집어들고 돌을 닦기 시작했다. 매서운 바다 바람과 추위에 지칠만도 하겠지만 누구하나 불평하거나 힘들어 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회원 김대경(52)씨는 “이번이 두번째 자원봉사인데 정말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작업인 것 같다.그나마 이만큼이라도 방제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 덕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더 홍보해 봉사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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