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전지법 서산지원 합의부(재판장 김재호 지원장)의 ‘유류오염 손해배상책임제한 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된 가운데 신청자인 허베이스피리트호 측 대리인(정병석 변호사)과 피해주민 측(김중곤 변호사) 대리인 간에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유조선 측 변호인인 정병석 변호사는 “피해 규모가 유류오염배상보장법상 책임제한액인 1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판단돼 책임제한을 신청했다”며 “조속한 절차 개시를 통해 피해 배상이 이루어지도록 해달라”고 신청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책임제한 절차가 개시된 후 피해주민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별도로 허베이 스피리트 센터를 개설해 일부라도 선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4일 유조선측과 피해 주민들 간의 법정공방이 벌어진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 심리를 마치고 나오는 남현우 변호사 등 관련자들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특별취재반 |
이에 대해 제한채권자인 피해인 측 변호인 김중곤 변호사는 “피해액이 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제한절차가 개시될 경우 개시 후 30일~90일 사이에 채권 신고를 해야한다는 절차를 따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기각을 요청했다.
김변호사는 또 “사고 당시 유조선 측의 무모한 행위가 인정될 경우 채권 한도를 제한할 수 없고 무한 책임을 지게 된다”며 “책임제한절차 개시 여부는 이 부분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조선 측 변호인은 이와 관련 “현재로선 선장이나 선주의 고의 과실이나 무모한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를 이유로 기각을 요청한다면 (피해자 측) 변호인이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날 양측에 사고 과정에서 유조선 측의 무모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근거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제출된 자료를 검토해 추후 심문 기일을 정하기로 했다. 재판부가 심리를 통해 유조선 측의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피해주민들은 개시일 이후 30~90일 이내에 채권 신고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조선 측의 중과실 여부에 대한 판단이 추후 책임제한절차 개시 등 피해 주민에 대한 유조선 측의 배상 규모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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