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호 대전문화산업진흥원장 |
현재 80% 이상의 문화예술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되어있는 현실이며, 수도권이 문화 콘텐츠 산업 전국 매출의 97%를 점유하고 있다. 이런 극단적 양극화 현상은 소수의 문화 권력이 전국의 영화, 영상, 게임, 전시 등 관련 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변양균, 신정아 사건같이 소수의 눈먼 문화 권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문화가 돈이 되는 ‘컬쳐노믹스의 시대에 문화산업의 양극화는 바로 수도권과 지역의 경제적 양극화로 연결되는데 그 심각성이 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민 전체의 창의력과 창작 의지도 97:3 으로 수도권으로만 몰려있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더군다나 미국을 100으로 할 경우 한국은 25.2의 수준으로 한국 문화산업은 특히 창작 및 창의력 분야에서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全 국민 全 지역의 창의력을 형상화, 상품화하는 시스템(대운하)을 구축할 수는 없을까?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우리의 디지털 신경계 (神經系 : 초고속 인터넷 망)을 이용하면 전신 (全身 : 전국)의 기력순환 (氣力循環) 즉 창작 아이디어의 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는 없을까?
시대의 대세인 웹 2.0의 ‘같이 하는 창작 (協業知)`의 개념이 이러한 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이 상상하면 망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상상을 하면 신화가 탄생된다.
2001년 출범한 웹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네티즌이 누구나 자유롭게 읽고 글을 올릴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불과 6년 만에 200여 개 언어로 된 인류 지식의 보고 (寶庫) 로 성장하였다. 가장 규모가 큰 영어 사이트는 항목이 173만 5천여개나 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12만 항목의 15배에 가깝다.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쳐誌`는 2005년 정통 백과사전 브리태니커와 네티즌이 만드는 위키피디아의 과학관련 항목을 비교하고 그 정확도가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물론 브리태니커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광고를 개제한 바 있다).
웹 2.0의 총아는 무엇보다 UCC (User Created Contents: 손수 제작 콘텐츠) 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손수 만든 콘텐츠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대전만 하더라도 UCC를 통해 조회수 100만 클릭을 과시하며 가수로 등장한 17세 성모여고 학생‘제노(박소은)`가 있다.
개인 만든 UCC가 서로 협업, 감상, 경쟁, 융복합을 통해 PCC (Proteur Created Contents: 준 프로급 콘텐츠)로 커져가는 온라인의 물줄기, 대전문화산업진흥원 같은 지역진흥원의 디지로그형 ‘문화창작발전소`를 통해 좀더 가치 있는 중간재로 발전하는 오프라인의 물줄기, 개개인의 창조력이 물결치며 새로운 아이디어의 물줄기를 만나고 마침내는 거대한 세계적 콘텐츠로 나아가는 사이버 상의 대운하를 상상해본다.
이번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 중인 한반도 대운하와 함께, 사이버 상의 창조력의 대운하가 개발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미 초고속 인터넷 망이 구비 되어있어 예산도 거의 안 들고, 더 좋은 것은 오프라인 운하보다 반대도 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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