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정년기인 남녀들에게는 친지들의 잔소리가 괴로운 시간이며 여성들은 음식준비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연휴다. 특히 직장인들에게는 모처럼 재충전의 시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침 일찍 출근하지 않고 늦잠을 실컷 잘 수도 있고 새벽까지 보고 싶던 영화를 실컷 볼 수 있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올해 설에는 뭘 볼까. 연휴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따끈따끈한 최신작 몇 편을 추천해본다.
▲ 따뜻한 가족영화 두 편을 추천하다.
뛰어난 3D 기술과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보여주는 ‘마이파더` 찡한 마음에 눈물을 펑펑 쏟아낼 수도 있다. 모처럼 가족, 친지들의 모인 자리에서 다시 한 번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 라따뚜이 【감독: 브래드 버드 출연: 패튼 오스왈트(레미), 루 로마노(링귀니) 전체관람가】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레미라는 생쥐의 좌충우돌 이야기.
레미는 생쥐들의 평범한 삶을 버리고 인간들이 주류를 이루는 요리 세계에 들어가고픈 꿈을 안고 산다. 그러다 우연히 프랑스 최고 식당에 들어가 갖은 위험을 겪으며 자신의 재능을 발휘한다.
식당 청소부 링귀니와의 만남으로 레미의 요리 능력은 빛을 발하며 인간과 생쥐와의 특이한 우정을 쌓아간다.
식당에서 아슬아슬하게 이어가는 둘의 모험담 사이로 우정과 신뢰, 가족간의 갈등, 꿈과 노력 등의 일반적 주제가 펼쳐진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가장 큰 테마는 남의 기대에 끌려다니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
버드 감독은 ‘내가 레미를 좋아하는 건 그가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레미는 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가장 좋은 것만 추구하고 최고의 미각만을 맛보려하기 때문에… 삶에서 더 멋진 그 무언가를 찾아내려하는 레미의 태도가 난 맘에 든다.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가 어색한 한국말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코끝이 찡하게 울린다.
22년을 매일같이 연습했던 말 .. 당신에게 하고 싶어 처음 배운 말.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돼 화목한 가정에서 건장한 청년으로 자랐지만 친부모에 대한 애틋함이 가슴 한쪽을 비워온다.
주한 미군으로 지원해 카투사로 한국을 찾은 제임스는 자신의 한국이름 공은철과 사형수로 복역중인 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와 아들은 교도소 감옥 창살 사이로 따뜻한 부정이 오간다.
그러나 언제 사형이 집행될지 모르는 사형수와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제임스와의 안타까운 시간은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셔온다.
마이파더는 영화를 보기 전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뻔한 줄거리의 지루한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관람 후에는 사형수인 김영철과 입양아를 연기한 다니엘 헤니의 개성 강한 두 배우의 연기에 몰입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다니엘 헤니의 연기는 실제 입양아 인듯 착각이 들 정도로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이 돋보인다.
▲ 가볍게 볼 수 있는 액션 스릴러물과 유쾌한 한국영화 한 편을 추천한다.
너무나도 유명한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 결정판‘본 얼티메이텀`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로 관람객들을 유혹한다.
허영만의 만화를 스크린으로 끌어낸 ‘식객` 달콤한 선악 대결의 구도를 그린 다양한 요리대결에 빠져보자.
▽ 본 얼티메이텀 【감독: 폴 그린매리스 출연:맷 데이먼, 줄리아 스타일스 12세 관람가】
본 시리즈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의 결정판 본 얼티메이텀.
액션 블록버스터의 기준이 역전된다.
최고의 암살요원 제인스 본은 기억상실증으로부터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을 훈련시켰던 CIA 요원들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다.
단편적으로 기억을 되찾은 제인스 본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던 암살자 들로부터 ‘트레이드스톤(Treadstone)`이란 존재를 알아낸다.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밝혀내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조사해온 저널리스트, 사이몬 로스와 접촉한다.
그동안 로스는 제이슨 본과 그가 속했던 CIA 내 비밀조직 ‘트레이드스톤(Treadstone)`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제인슨 본은 로마, 뉴욕 등 전 세계를 통제하면서 비밀을 은폐하려는 조직과 숨막히는 대결을 펼친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맷 데이먼의 냉정함은 한 순간도 흔들리지 않으며 최고의 액션과 스릴러로 심오하면서 자극적으로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다.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을 스크린으로 옮기 작품.
만화만큼 인기를 끌 것인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컸던 영화. 최고의 음식 맛을 자랑하는 운암정의 대를 잇기 위한 성찬과 봉주의 치열한 요리경쟁. 악의적인 방법으로 성찬을 밀어내고 운암정의 주인이 된 봉주.
시간이 흘러 5년 후 조선시대 최고 요리사인 대령숙수 칼의 주인을 찾기 위한 요리대회가 열린다. 5년 전의 실수로 요리를 손 뗀 천재요리사 성찬과 숙명적 라이벌인 봉주의 등장, 최고 요리사 자리를 두고 만난 성찬과 봉주 둘의 팽팽한 대결이 펼쳐진다.
천재 요리사 성찬은 야심가인 봉주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타고난 요리 실력을 발휘한다.
과연 최고의 요리사 자리는 누구한테 돌아갈 것인가.
영화 내내 쏟아나오는 요리세계와 갖가지 먹을거리들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음식은 정성과 마음이라는 무난한 주제를 살렸고 원작이 가진 줄거리의 힘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봉주역을 맡은 임연희의 코믹적 악역 연기도 영화를 빛나게 했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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