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과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31일 오전 10시10분께 원북면사무소 민원실에서 마을 주민 전모(53·원북면)씨가 긴급생계비 배분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왼쪽 새끼손가락을 절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씨는 이 과정에서 "피해보상금이 아닌 생계비가 A,B,C등급으로 나뉘어진 것은 부당하다. 이같은 생계비 배정이 주민들간의 위화감과 불신만 조장한다"는 내용이 적힌 편지를 태안군과 원북면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만리포해수욕장 지역 일부 주민들은 지난 29일 소원면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생계비 심의위원회에 난입해 면 사무소 직원에게 의자를 집어 던져 병원으로 후송되는가 하면 이를 취재하던 한 방송국 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파손하는 과잉반응도 서슴치 않고 있다.
또 태안읍 어도어촌계원들이 같은날 오후 생계비 배분이 일률적으로 배정된데 반발해 읍사무소 유리창을 파손하고 이원면 일부 주민들도 면사무소를 찾아 거칠게 항의하는 등 생계비 배정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같이 반발이 심화되는 것은 태안군이 배정한 긴급생계비가 가장 높게 책정된 곳은 원북면 일부지역이 세대당 617만원이 배정되고 피해를 신청한 전세대가 동일하게 지급받는 태안읍은 74만6000원으로 배분되는 등 생계비 지원의 뚜렷한 기준과 근거가 부족하고 등급당 금액의 차이가 커 지역별로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지급한 긴급 생계비는 구호자금에 불구하고 기름유출에 대한 피해가 큰 해안가 지역을 중심으로 생계비가 높게 책정되는 등 피해배상의 성격으로 배분되자 피해지역의 주민들이 태안읍과 각 읍·면의 내륙지역의 주민들이 생계비 지원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주민 박모(45·태안읍 남문리)씨는 "생계비 지원으로 돈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주민갈등과 지역갈등 우려했던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있을 본격적인 피해배상은 생계비 반발보다 더욱 엄청난 갈등과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장모(40·태안읍 동문리)씨는 "정부나 충남도가 긴급생계비를 아무런 기준없이 돈만 줘서 자치단체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태안 유류피해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진권)는 31일 오후 300여명이 국회의원회관을 찾아 상경해 특별법 조속제정과 지역경제활성화 등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특별법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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