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립합창단 단원과 사무처 직원 등 40여 명은 30일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 해수욕장을 찾아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벌였다. |
천상의 하모니를 자랑하는 대전 시립합창단이 지난30일 원유유출 사고로 고통 받고 있는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 해수욕장을 찾아 ‘사랑의 하모니`를 전했다.
시립합창단 단원과 사무처 직원 등 40여 명은 이날 오전 서해안 일대에 발효된 풍랑주의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수욕장 주변에서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벌였다.
실제로 이날 학암포 해수욕장에는 매서운 바람이 불고 높은 파도가 이는 등 기상 상태가 좋지 않은 탓에 평소 자원봉사자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0여명만이 자원봉사에 나섰다.
미리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발길을 돌렸지만 이들은 오후까지 꿋꿋하게 기름때와 씨름하는 끈기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단내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이석(45)씨는 “연주자가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정을 미루지 않는 것처럼 봉사활동 역시 강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히면서 “합창의 사운드가 웅장한 것처럼 국민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머지않아 이곳에도 희망의 노래가 울려 퍼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단원 오미령(34.소프라노)씨는 “막상 와보니 해변은 아직도 검게 물들어 손길이 부족해 보이고 지역 분위기도 많이 침체된 것 같다”며 “큰 힘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고 갈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유오종(43.테너)씨는 “오기 전에는 많이 망설였지만 막상 오고 나니 은근히 화도 나고 그래서인지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며 “국민의 재산을 복구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만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성호(35.악보계)씨는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서인지 기름때가 잘 닦이지 않아 속상했다”며 “날씨가 풀리면 다시 찾아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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