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길 대전광역시 푸른도시사업단장 |
크기와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도시공원, 그속에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있는 아름드리 나무들, 산책하는 사람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여유롭게 책을 읽는 사람들까지......
무척 설레고 부러워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우리도 한번 이런 도시 공원, 이런 도시 숲을 가져 보았으면 하는 꿈도 함께 꾸면서 말입니다.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또하나의 설레임, 이양하님의 수필 “나무”입니다.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 아는 나무,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않고 이웃 친구의 처지에 눈떠 보는 일도 없는 나무, 하늘이 준 힘을 다하여 널리 가지를 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 힘쓰는 나무, 하늘을 우러러 항상 감사하고 찬송하고 묵도하는 것으로 일삼는 나무” 등등 이양하님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나무를 닮고 싶다고 가슴에 새기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나무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설레임이 또 하나 있습니다.
“금강 미인송”, 금강산을 찾았을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우리를 맞이해 주던 그 나무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길 양옆으로 늘어서서 사열하듯 환영의 손짓을 보내던 그 “금강 미인송”. 아! 하는 감탄사 이외에는 아무런 다른 말이 필요가 없었던 그 소나무들 말입니다.
이제 저는 제 가슴 속에 간직했던 꿈을 현실로 바꾸는 또다른 설레임으로 나무심는 일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가져보고 싶었던 도시 숲, 도시 공원을 통해 “숲의 도시 대전”의 꿈을 이루는 일의 중심에 제가 서 있습니다.
우리 선배들은 “산림녹화”를 통해 우리에게 울창하고 푸르른 숲을 물려 주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화전을 일구고 땔감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냈던 일들이 그리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닙니다.
벌거숭이 민둥산을 쳐다보며 홍수 걱정, 가뭄 걱정으로 가슴 아파했던 일들이 아주 먼 역사속에 있는 애기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시대, 우리 선배들이 살아온 60~70년대의 얘기들입니다. 그때 우리 선배들이 “산림녹화, 푸른산”의 꿈을 꾸지 않았더라면, 지금 우리의 산하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요?
말로 하지 않아도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매스컴을 통해서 간간히 보아온 북한 산하의 모습들이 웅변으로 그것을 말해주고 있으니까요.
이제 우리의 꿈은 “도시 녹화”, “숲의 도시 대전”만들기에 있습니다.
“푸른 산”을 우리에게 물려준 선배들처럼, 우리도 “숲의 도시 대전”을 자랑스럽게 우리 후배들에게 물려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우리는 3천만그루 나무심기의 대장정을 시작하였습니다. 한해, 두해에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2020년까지 미래를 내다보며 추진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입학, 졸업, 결혼을 기념하며 추억을 함께 심었습니다.
손에 손잡고 숲 속을 함께 거니는 꿈을 꾸면서, 우리의 희망과 미래도 함께 심었습니다.
한밭 수목원에서, 유성 시민의 숲에서, 정부청사 시민의 숲에서, 중촌 근린공원에서, 우리의 꿈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내가 심은 한그루의 나무가 꿈과 추억으로, 수필 속의 멋진 나무로, 금강 미인송을 만나던 그 설레임으로 살아나고 있습니다. 올해도 얼마 있으면 나무심는 계절이 다가옵니다. 여기저기서 희망을 심는 삽질이 시작 될 것입니다.
올해는 또 어떤 추억을, 어떤 희망을, 어떤 꿈을 심을까요?
시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전의 미래”를 심어보면 어떨까요?
벌써부터 그날을 기다리는 설레임으로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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