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긴급생계비 53일만에 지급

태안 긴급생계비 53일만에 지급

지역별 편차 커 ‘명암’

  • 승인 2008-01-29 00:00
  • 신문게재 2008-01-30 7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해안 피해 큼에도 고려안돼” 일부 주민 반발
세대별 최다 290만원 최소 70만원까지 차이
보령 홍성 내일… 서천군은 다음달 1일 지급

기름 오염 피해 지역에 지급될 긴급생계비가 지역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지역주민들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역 세대별 평균 금액이 많게는 290만원부터 적게는 70만원로 정해지면서 피해 주민들 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생계비 지급 시작= 29일 오전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40가구에 세대당 350만 원씩의 긴급 생계비가 지급됐다. 이날 가의도리 지역에 대한 긴급 생계비 지급은 정부가 지난 달 16일 긴급 생계비로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충남도와 전라지역 9개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주동복 가의도리 이장은 "350만원의 생계비가 주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어려운 가계에 작은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긴급 생계비 배분이 확정된 태안읍, 안면읍, 고남면, 남면, 근흥면, 원북면, 이원면 등 7개 읍.면도 30일부터는 피해 가구 당 많게는 600만원, 적게는 70만 원 선에서 생계비가 지급될 예정이다.

확정된 읍·면 배분 총액은 △태안읍 43억7000만원 △안면읍 46억7000만원 △고남면 15억4000만원 △남면 22억5000만원 △근흥면 52억1000만원 △소원면 65억3000만원 △원북면 43억5000만원 △이원면 21억9000만원 등이다.

세대별 평균금액은 많게는 291만6600원부터 적게는 74만6862원으로 가중치 등급에 따라 가구별로 지급될 방침이다.

이밖에 서천군과 홍성군, 보령시 등도 각 읍·면 등을 통해 피해사실조사 및 심의를 거친 뒤 이를 토대로 보령시와 홍성군은 31일, 서천군은 오는1일 각각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긴급 생계비가 기름 유출 피해에 따른 배상금의 차원이 아닌 긴급 구호자금임에도 불구하고 해안가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배분되다 보니 긴급 생계비의 의미가 결여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다.

▲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피해 주민들에게 긴급 생계비 지급이 시작된 29일 태안군 소원면사무소에서 열린 생계비 지급관련 협의회장을 찾은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	/특별취재반
▲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피해 주민들에게 긴급 생계비 지급이 시작된 29일 태안군 소원면사무소에서 열린 생계비 지급관련 협의회장을 찾은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 /특별취재반

▲일부 해안가 주민 반발, 내륙지역은 침묵= 29일 오전 10시 읍면별 긴급생계비 지원 심의위원회가 열린 태안군 소원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는 면사무소 측과 주민들 간 빚어진 말싸움 때문에 심의회의가 한 때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시간 가량 중단된 뒤 재개된 심의회에서는 소원면 전역을 A(파도리 1,2리, 모항 1-4리, 의항 1-2리), B(신덕1리, 법산 1-2리, 송현1리, 의항3리, 소근 2리), C(신덕 2,3리, 송현 2,3, 영전 1리, 소른 1리) 나눠 생계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심의위원회에서는 주민들이 회의실 내부로 진입한 뒤 심의위원과 면사무소 측 관계자를 향해 "(소원면 내) 육지와 해안가 지역에 배분된 생계비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며 "특히 심의위원 대부분이 어업과는 상관없는 비어업인들로 구성되면서 실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배분에서 소외됐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주민들은 또 "소원면에 적게 배분된 65억 원의 생계자금을 이미 돌이킬 순 없지만 바닷가 쪽 주민들이 내륙 지역 주민들 보다 많이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주민 조항식(만리포)씨는 "군과 면의 철저한 사전 조사가 배제됐기 때문에, 기름 피해와는 무관한 주민들도 주소만 갖고 있으면 돈을 받게 됐다"며 "차라리 이들에게 나눠줄 생계비를 바닷가 주변 주민들에게 돌아갈 있도록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반면 생계비 배분이 확정된 태안읍 등 7개 읍면은 소원면에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다. 특히 긴급 생계비가 기름 오염 피해 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지급된 가의도로의 경우 진정 국면을 보여 부담도 다소 완화되고 있다.

한편 이날 심의회의에서는 박홍식 소원면장이 자신에게 항의하는 주민들을 향해 "회의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서라도 회의를 진행하겠다"는 말을 했다가 장내 분위기가 순식간에 욕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대트랜시스 파업과 집회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 가중
  2. '11만1628명 수료생 배출' 이만희 총회장 "종교탄압은 절대 안돼"
  3. [미래인재 키우는 충남교육 참학력] 충남교육청, 인문소양교육 강화로 학생 문화 감수성 UP
  4. [사설] '안면도 개발·내포 병원', 관건은 사업성
  5. [사설] 국비 확보에 지역 '원팀' 정신 아쉽다
  1. 언론중재위원회 제3차 언론인 전문 연수
  2. '2024 신문이 들려주는 숲 이야기 NIE 패스포트 공모전'
  3. 정원의 설계에서 시공 및 관리까지
  4. 지역과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5. 충청권 올해 임금체불 사업장 89곳, 체불액 45억원 달해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청소년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대전 내 영양교사 인원은 전체 학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2025년 대전 영양교사 모집인원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다. 학교 내 영양교사의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교원 감축까지 추진하고 있어 학생 식생활 교육 공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영양교사는 184명이다. 대전 전체 학교(특수학교 포함) 312곳 중 영양교사 배치는 유치원 1명, 초등 119명, 중등 23명, 고등 36..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10월 31일 저녁 대전 동구와 충남 당진 일대에서 멧돼지 떼 출몰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수색을 벌인 가운데, 당진에서 2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민 피해는 없었다. 1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31일 밤 9시 52분께 당진에서 멧돼지 2마리를 포획했다. 앞서 오후 6시 45분께 동구 낭월동에서 멧돼지 4마리가 출몰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와 대전소방이 수색을 벌인 바 있다. 곧이어 오후 7시 35분께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산업단지에서도 멧돼지 3∼5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산이 높은 만큼 골짜기는 깊어진다고 했던가, 대전에서도 부쩍 높아진 아파트만큼 그 아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시행할 때 수익과 사업성이 기대되는 핵심 구역에서만 노후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짓고 있다. 새 아파트 옆에 낡고 노후된 주택과 상가가 그대로 남은 현장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주민들은 되살릴 수 없는 죽은 건물이 되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 후 남은 원주민의 구김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49층 옆 2층 노후건물 '덩그러니'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골목을 걷다 보면 49층까지 솟은 아파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