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생활체육협의회 지도자 및 회원 50여명은 27일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해수욕장 유류 피해 현장에서 기름제거 및 반출작업을 벌였다. |
대전시생활체육협의회 지도자 및 회원 50여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은 지난 27일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해수욕장 유류 피해 현장에서 황폐화 한 바다 앞에서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봉사활동을 위해 휴일도 반납한 채 대전에서 달려왔다는 이들은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맑고 깨끗했던 바다가 기름 몸살로 시름하는 참담함에 피곤함도 잊은 채 복구 작업에 온 힘을 쏟았다.
자원봉사단은 이날 오전 11시 파도리 방제대책본부에서 관계자들에게 피해 상황을 전해들은 뒤 그동안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암벽 지대로 이동해 오후 4시까지 밀물이 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바닷바람을 맞으며, 기름이 묻은 갯바위와 돌을 일일이 닦아냈다.
깍아지른 듯한 암벽에서 기름 제거작업을 벌이던 이승현(44) 대전시생활체육협의회 사업부장은 “당초 계획보다 다소 현장에 늦게 왔다는 미안함 때문에 내 일처럼 열심히 복구 작업을 벌였다”며 “지도자와 회원들도 태안에서 한해를 시작한다는 마음에 누구하나 요령을 피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한 바닷바람 때문에 체온 유지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회원들 모두가 돌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는 작업에 열중했다”면서 “피해 주민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녹여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노재남(33) 동구생활체육협의회 지도자도 “피해 현장에서 개별적인 복구 작업을 벌인 적이 있는데 그때와 달리 상황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하지만 바위와 돌을 들춰낼 때마다 많은 기름이 흘러나와 앞으로도 계속 복구활동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순미(여.38) 중구생활체육협의회 지도자는 “이달 초 동료들과 함께 계획했던 봉사활동이 폭설로 인해 취소돼 이번에는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막상 현장에 와서 보니 피해가 심각하고, 해야 할일이 많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게 웃었다.
이용근(39) 서구생활체육협의회 지도자도 “처음에는 참담한 생각만 들었는데 기름을 계속해서 닦아내다 보니 사람의 손으로도 검은 재앙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이 들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원봉사자들의 행렬이 이어져 ‘태안의 기적`을 하루빨리 이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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