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민간개발 시범시행… 분양가 인하 유도
실수요자 51%부담 ‘지분형 분양주택’ 하반기 첫선
다음달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따라 올 하반기 주택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지난해 9월 청약가점제,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 변화에 이어 1년 만에 또 다른 정책이 선보이는 것이다. 새 정부는 주택시장의 안정에 따라 규제완화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통령 당선인이 “어느 한 쪽(수도권)을 규제해서 다른 쪽(지방)을 유리하게 하는 것보다 완화정책을 통해 개발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혼부부용 주택 공급 = 결혼 3년차 이하 신혼부부나 예비신혼부부들은 올 하반기부터는 내집마련이 수월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와 건교부 등은 신혼부부 전용으로 연간 12만 가구를 공급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으며 이를 위해 신혼부부전용 청약통장 신설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장 가입 대상은 결혼 3년차 이하 신혼부부나 예비 신혼부부들로 월 납입금액은 5만∼10만 원선이 고려되고 있으며 통장 가입자는 첫 출산 후 1년 이내에 주택을 공급받을 전망이다.
신혼부부용 청약통장 가입자 중 최하위 소득계층 20%는 65㎡ 이하 복지임대주택 2만4000가구를, 차하위 소득계층 20%에는 80㎡ 이하 복지분양주택 2만4000가구를 공급받을 수 있다. 또 중상위 소득계층 60%에는 80㎡ 이하 일반주택(분양 또는 임대) 7만2000가구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인수위 등은 이미 기존의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청약저축에 가입한 사람들도 신혼부부용 청약통장 가입 조건이 될 경우 전환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택지 민간 개발 =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만 할 수 있었던 공공택지 개발을 하반기부터는 민간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건교부는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민간 건설업체에 공공택지 개발권을 주는 방안을 마련, 올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제껏 공공택지 개발은 토지공사 등이 사전 조사를 거쳐 택지지구 지정을 제안하면 정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개발권을 제안한 기관에 주고 이 개발권을 가진 공공기관은 택지를 조성한 뒤 민간건설업체에 택지를 분양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공공기관의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돼 택지조성원가가 높아지고 결국 주택의 고분양가로 연결된다는 것이 인수위의 판단이다.
따라서 택지지구의 개발권도 민간에게 개방하면 택지공급가격을 떨어뜨려 결국 분양가 인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주택 시장이 안정될 경우, 지난해 도입된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등에 대한 재검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형 분양주택 = 실수요자가 분양대금의 51%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내 집을 마련하는 지분형 분양주택이 올 하반기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분형 분양주택이 도입될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쉽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주택공급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51%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실수요자는 주택에 대한 소유권외에도 임차권, 처분권 등을 갖게 되며 투자자는 향후 주택을 팔아서 생기는 차익을 지분비율대로 나눠갖게 된다.
투자자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이 될 가능성이 크며 개인은 간접투자방식으로 참여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실수요자는 전매제한을 받게 되지만 투자자는 언제든지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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