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정모 변호사 |
미국이 표방하는 대외정책이나 경제정책의 변화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정치상황이나 경제에 민감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양당 정치가 확립된 미국에서 어느 당의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자국의 정치 경제에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 미국의 대선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권교체가 이루어 질 것인지 뿐만 아니라,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내지는 흑인 대통령이 나올 것인지도 흥미의 대상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어느 해보다도 더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이다. 우리와 다른 선거제도를 가지고 있는 미국 대통령선거제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좀 더 재미있게 관전했으면 한다.
미국이 대통령 선거제도를 만들 당시에는 국토가 넓은 데 반해 교통 및 통신시설이 미비하고, 국민들의 교육수준도 낮았다.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기보다 교양과 식견을 가진 소수의 지도층에게 맡기면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선거인단제도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직선제가 아닌 선거인단에 의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선제의 형태를 띠게 되었다.
각 정당의 당원 중 대권에 도전하고자 하는 자는 누구나 출마할 수 있고, 이를 각 당에서 간섭하지 않는다. 물론 각 당에서는 난립된 후보자들 중에서 각 당을 대표할 대통령 후보자를 가려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각 당은 대통령 후보자 선출 자격을 갖는 대의원을 뽑게 된다. 대의원 선거에는 정당 간부들만이 모여 선출하는 ‘코커스`가 있으나, 일반당원 또는 일반국민도 참여하는 개방제다. 그것이 예비선거다. 대의원들이 7, 8월에 개최되는 대통령후보지명 전국 전당대회에 모여 대의원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은 자를 그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게 된다.
이렇게 지명된 민주 공화당의 대통령후보와 소수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이 9월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선거유세를 거쳐 11월 초에 각 주 주민들이 그들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이때 투표가 A당의 B대통령후보 선거인C 에게 투표하는 것이므로 국민에 의한 직접선출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선거인단의 수는 상원의원 100명(50개주 2명), 인구비례에 따른 하원의원 435명과 특별지역 워싱턴 D.C. 3명 총538명으로 위 선거인단 과반수에 해당하는 270명을 확보하여야 한다. 미국은 승자독식방식으로 단 한 표라도 더 획득한 후보가 그 주 선거인단 전원을 배정받는다. 가령 선거인단의 규모가 54명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단 1표의 차이로 민주당이 공화당을 누르면 54표 전부를 민주당이 차지한다. 따라서, 대선후보자들은 자연히 선거인단수가 많은 플로리다(25명), 일리노이(22명), 텍사스(32명), 뉴욕(33명)주 등에 집중적으로 유세를 하게 되는 것이고, 12월 중순경에 있는 선거인단의 투표는 일종의 통과의례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변호사 출신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있는 역사”라고 칭하며 당당한 자신감으로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을 주목해 보고 있다. 그녀의 경쟁자인 오바마의 돌풍적인 기세를 앞에서 그녀가 흘린 눈물이 진정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키려는 전략의 하나였는지도 궁금하다. 그녀에게 ‘부족한 2%`를 의도적으로 채우기 위한 억지 눈물이었는지, 정말 숨겨져 있던 남모르던 눈물인지는 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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