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나 트렌드라기보다 T.P.O(시간, 장소, 상황)을 의식한 ‘약속`된 넥타이이기 때문이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우리 역사에서 시.도지사 출신 대통령은 내가 첫 케이스일 것”, “당선인 자격 이전에 전 서울특별시장 자격”임에 악센트를 둔 이 당선인도 한나라당 상징색인 청색 계열(하늘빛) 넥타이를 빨간 넥타이로 고쳐 매고 기념촬영을 했다. 대전과 충남, 충북 등 16개 시.도의 상징 로고로 디자인된 다분히 전략적인 넥타이였다.
이들의 빨간 넥타이를 리더십 유형으로 분류하면 열정과 사랑. “북한이 적색, 남한이 청색인 태극 컨셉트”라서 빨간색으로 즐겨 맨다는 허경영씨 같은 특이한 사람도 있다. 최근 기업 CEO나 임원들이 부쩍 이 색깔 넥타이를 선호한다. 심리 효과로도 빨강은 정열적이며 야심 찬 색깔이다. 따라서 마음을 고백하려거든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만나라. 넥타이의 시작인 고대 로마 군인의 목도리와 중세 크로아티아 기병의 빨간 머플러 역시 강건함과 용감함의 표상이었다.
이런저런 해석 다 접고 시.도지사들의 넥타이에 이미지 리더십의 변신이라는 후한 점수를 매기고 싶다. 과분하다 생각한다면 “빨간 넥타이를 한 사람을 주의하라”는 말이 절대로 나돌지 않도록 일도 정열적으로 하면 될 것이다. 강인하게 연출된 정치적 ‘이미지`를 분권형 선진국가라는 ‘실체`로 바꾸어 달라는 뜻이다. 1년 반 전만 해도 서울시장이었고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지낸 이 당선인과의 만남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방법도 이것이다. 최소한 넥타이 코디가 생각 없고 할 일 없는 사람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러고 보니 ‘붉은색 유니폼을 입으면 승리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논문이 있다. 참, ‘대통령이 되려면 빨간 넥타이를 매라`(천영식)는 책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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