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신입사원 태안 천리포서 방제작업.성금 전달

KBS 신입사원 태안 천리포서 방제작업.성금 전달

새내기 방송역군 ‘희망을 닦다’ 가애란 아나운서 “고향 피해 너무 안타까워”

  • 승인 2008-01-23 00:00
  • 신문게재 2008-01-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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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애란 아나운서가 바위에 묻은 기름을 닦고 있다.	/특별취재반
▲ 가애란 아나운서가 바위에 묻은 기름을 닦고 있다. /특별취재반
차거운 바닷바람이 매섭게 몰아쳐 모든 작업이 중단된 23일 천리포 해안가에는 노란색 우비를 입은 90여 명의 젊은이들이 열심히 바위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고 있었다.

이들은 올해 한국방송공사(KBS)에 갓 입사한 34기 신입 사원들로 직원 연수를 진행하던 중 25일 수료를 앞두고 자원봉사에 동참하게 됐다.

이날 태안지역에는 초속 10∼16km의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옹기종기 모여앉은 신입사원들은 추위도 잊은 채 기름 제거 작업에 열중했다.

김민경 신입 PD는 “바닷바람이 너무 강해 온몸이 꽁꽁 얼었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니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들 가운데는 바위에 묻은 기름을 꼼꼼히 닦아가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신입사원도 있었다. 태안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이곳에서 마친 가애란 아나운서. 그녀는 그토록 원하던 아나운서가 됐지만 고향 땅이 큰 피해를 입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단다.

복구작업현장에서 만난 그녀는 “지난해 12월 5일 최종합격자 발표가 있었는데 7일 사고 소식과 피해의 심각성을 전해듣고 맘껏 기뻐할 수 없었다”며 “당장이라도 집에 내려가고 싶었지만 연수 일정 등으로 함께 동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KBS 신입사원등 90여명이 천리포 해안가에서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 KBS 신입사원등 90여명이 천리포 해안가에서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이날 처음으로 현장을 접한 그녀는 “마치 주위 사람이 갑자기 다쳐 누워있는 것을 간호하는 기분”이라며 “예전에는 이 바위틈새마다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었는데 이제 기름으로 가득 차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녀는 이어 “지금까지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많이 회복됐지만 완전복구가 될 때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려야 되는지 모를 일”이라며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만큼 앞으로 태안에서 벌어진 사고가 쉽게 잊혀지지 않고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방송된 모 퀴즈 프로그램에 참가, 1816만 원을 획득해 이날 태안군에 피해복구 지원비용으로 전액 기탁했다.

신입사원들을 인솔해 직접 자원봉사에 참여한 지연옥 연수팀 부장은 “갑작스런 재앙으로 인해 전 국민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 신입사원들도 이같은 상황을 몸소 체험하면서 자신들의 위치에서 해야할 일을 깨닫기 바라는 마음으로 자원봉사에 나섰다”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참가자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주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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