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장병들이 기름 피해 복구 작업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태안여객이 무료로 제공한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
매일 태안에서 천리포에 이르는 구간의 시내버를 운행하는 태안여객 운전기사들의 심경이다.
태안여객 운전기사들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다.
버스에 오르는 승객들이 모두 가족 같았는데 이들의 생계터전이나 마찬가지인 바다가 모두 기름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이 회사 신석현(43)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다 보니 버스를 타는 마을 사람들을 대부분 알 수 있다”며 “모두 부모형제 같은데 그 사람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는 신씨 뿐 아니라 태안여객 소속 전 직원들의 마음이었다.
태안여객은 직원들의 이같은 마음을 담아 피해 예방 및 복구를 위해 이틀 째인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정규 버스노선 마저 줄여가며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무료 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됐지만 함께 고통을 나누자는 마음으로 무려 13대의 정규 노선을 줄여 방제 현장에 투입, 군장병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수송했다.
당시 수송객 수만 하루에 1600여 명에 달했다.
태안이 생소한 타지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지역 소개도 하며 수송을 도와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후 마을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노선을 정상운영하면서 현재는 만리포와 천리포 행 버스만 무료 운행하고 있다.
이후에도 태안여객은 단체 자원봉사자들이 신청할 경우에도 버스를 마련, 무상으로 수송해 주고 있다.
올 초 태안중학교 학생 70여 명을 피해지역까지 수송하는 등 피해복구를 위해 숨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이같은 노력으로 지금까지 무료 버스를 이용한 승객만 1만여 명이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도 쉬는 날이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름제거 작업에 나서며 지역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태안여객 유재창 상무는 “지난해 12월에만 직원들과 함께 3차례에 걸쳐 기름제거 작업에 나섰고 또 이후에도 개별적으로 쉬는 날이면 해안가를 찾아 피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며 “민간 기업이기도 하지만 태안에 유일한 시내버스 회사로 공공 서비스의 성격이 큰 만큼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이 빨리 상처를 딛고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상무는 이어 “태안 지역에 자원봉사를 올 경우 태안 버스터미널에서 태안여객을 이용하면 무료로 작업 장소까지 운송해주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자원봉사들이 찾아 하루 빨리 피해가 복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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