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 대책본부는 22일 많은 눈이 예상됨에 따라 지난 21일부터 자원봉사 신청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작업 취소를 통보했다.
눈이 많이 내려 작업이 어려운데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로 지난해 말 기상 악화로 작업이 중단된 이후 두번째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이 작업 취소소식을 듣고 작업에 나서지 않았지만 일부 개별 자원봉사자들은 먼길을 달려 왔다가 헛걸음하고 말았다.
이날 교회신도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나섰던 강선미(39·여·서울)씨는 “눈이 많이 온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미 계획된 일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을 찾았다”며 “막상 와보니 작업할 수 없다고 해 다시 되돌아 가야한다”며 아쉬워했다.
피해지역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은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하면서도 겨울 눈이 내리는 해변가를 거닐며 아쉬움을 달랬다.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은 최성현(22·여·서울)씨도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찾아왔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고 아쉽다”며 “돌아가기 아쉬워 해안가에 마련된 피해 사진 등을 관람하고 해안가를 둘러봤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많은 단체와 개인 자원봉사자들이 이날 방제 작업 취소 소식을 듣지 못하고 출발 뒤 작업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를 걸어와 방제본부는 이른 아침부터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반면, 장기 자원봉사자들과 마을 주민들은 연일 계속된 기름제거 작업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학암포에서 3일째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는 전주시 신촌교회 신도들은 작업이 취소되자 숙소에 머물며 내리는 눈을 보며 휴식을 취했다. 김명자(43·여)씨는 “추운 날씨에 작업을 하다 보니 몸이 안 좋았는데 마침 눈이 내리면서 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건강한 몸으로 기름제거 작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매일 자원봉사자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던 각 단체들도 이날 만큼은 일손을 놓고 그동안 밀린 일을 처리하며 평온한 하루를 보냈다.
마을 주민들도 기름제거 작업대신 집앞에 쌓인 눈을 치우고 그동안 미뤄왔던 집안 일을 하며 휴식시간을 가졌다. 황촌리 이상수(65)씨는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매일 피해 해안가를 찾아 작업을 해왔는데 눈이 많이 내려 방제 작업 대신 집앞과 마을 길에 쌓인 눈을 치웠다”며 “23일 예정된 특별법제정 촉구 상경집회를 대비해 집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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