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주민 “삼성 봐주기…검찰 수사 못믿겠다” 반발

태안 주민 “삼성 봐주기…검찰 수사 못믿겠다” 반발

기름유출 중간수사 발표 - 주민반응 보험액 3000억원 한정에 망연자실

  • 승인 2008-01-21 00:00
  • 신문게재 2008-01-22 5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21일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 사고에 대한 대전지검 서산지청의 중간 수사결과가 발표되자 주민들은 “검찰의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날 200여명의 주민들은 지청을 찾아 ‘검찰 타도`를 외치면서 향후 검찰에 대한 규탄 집회를 예고하는 등 강력 투쟁을 경고했다.

주민들은 검찰이 무한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삼성중공업의 ‘중과실 혐의`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키로 함에 따라 그동안 성의없는 삼성의 태도에 대한 응어리진 울분을 토해냈다.

주민들은 “항로를 이탈한 예인선단이 정박해 있는 유조선에 충돌한 사고를 검찰이 쌍방 과실로 기소한 것은 고의적으로 삼성을 봐주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검찰의 수사를 믿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검찰의 중과실 판단이 유보됨에 따라 피해지역 주민들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보상한도인 3000억원을 넘는 피해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검찰 수사에서 삼성중공업의 중과실 여부가 가려지지 않는 등 사고 관련 회사들의 과실비율이 명시되지 않아 주민들의 피해 보상 및 배상 규모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재판과정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삼성중공업의 중과실 여부 판단 유보와 관련, “크레인선과 예인선, 유조선 선원들은 모두 고도의 주의 의무가 부과되는 위험업무 종사자로 업무상 과실 혐의가 입증되면 일반인에 비해 강도 높은 처벌을 받게 된다”면서 “검찰은 과실 여부만 판단할 뿐 더 이상 판단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발표 직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녹색연합 소속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유조선충돌 기름유출사고 법률대책단`의 여운철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가 극도로 미흡하다”면서 “해경으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의 수사가 한달넘게 진행됐지만 경찰의 수사 내용과 비교해 새롭게 밝혀진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 변호사는 또 “검찰은 삼성중공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예인선단의 무리한 항해가 회사 측의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 삼성중공업 관계자들의 사고 후 증거인멸 가능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민사상 무한책임 고리가 될 수 있는 삼성중공업 본사 및 관계자들의 개입 여부에 대해 구속 수사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