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돌봄노동의 가치와 사회화

[여성]돌봄노동의 가치와 사회화

지금 여성계에선…

  • 승인 2008-01-21 00:00
  • 신문게재 2008-01-22 13면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 이숙자 대전주부교실 사무국장
몇 개월 전 가족 중 한 명이 들어가기가‘하늘에 별 따기`라는 공무원 생활을 그만 두었다. 연년생 아이를 키울 방도를 찾지 못해서다. 다음에 취업 기회는 또 있을 수 있고 아이를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위로했지만, 아무도 이후를 장담할 수 없다. 즉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여성이 생긴 것인데, 이와 같은 사례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 보살핌이 필요한 노약자나 어린아이를 돌보는 일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몫이며 가정의 기능이었다. 시대가 흐를수록 여성 취업인구가 증가하고 가족구조가 변화하면서 가정에서 이 일을 감당할 인력이 부족하게 되었다. 특히 급속히 진행되는 우리사회의 저출산ㆍ고령화는 아동과 노인 돌봄에 대한 국가와 지역사회, 기업 등 사회구성원의 새로운 역할을 주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조사인원 중 66.4%가 노인돌봄서비스 확대를, 맞벌이 및 한 부모 가구의 자녀 양육서비스는 48.2%가, 장애인 돌봄과 재활지원 서비스는 43.5%, 산모 및 신생아 돌봄 서비스는 15.1%가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30대는 신생아 돌봄 및 양육서비스를, 40대 이상은 노인돌봄서비스 확대를 가장 크게 원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2%에 이르러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로, 2026년에는 20.8%가 되어 `초(超)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미 2005년 말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50%를 넘었으며, 이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통계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인구는 급속히 늘겠지만 가정에서 이를 돌볼 인력은 턱없이 준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돌봄 노동의 가치와 사회화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간헐적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현실적 대안의 실천은 미비하다. 육아 휴직제도, 보육정책, 노인수발보험제도, 장애인 활동 보조인제도 실시 등 사회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한정적인 대책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또한 출산비와 양육비 몇 십 만원 지원은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없으며 돌봄 지원이 단지 보육시설, 노인복지시설 중심으로 이루어져서도 안된다.

이제 우리는‘돌봄 서비스의 사회화`에 대한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한다.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지 않고, 자녀 양육이 여성의 사회활동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돌봄 서비스 국가 최소기준`과 같은 다양한 공식 돌봄 서비스 개발과 가족 돌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공약 속에 어르신들의 3대 고통(질병, 가난, 고독)을 해결하고 행복한 가족성공시대를 열기 위한 ‘돌봄이 유비쿼터스 케어시스템`구축 과 보육 서비스의 질 개선과 지원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새 정부의 돌봄을 지원하고 사회화 하겠다는 구체적이며 실천력있는 정책의 실현을 촉구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3.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4.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5.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1.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2.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3.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4.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5.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의회승인' 쟁점될까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