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자살한 태안주민 지창환씨 눈물의 영결식

분신 자살한 태안주민 지창환씨 눈물의 영결식

  • 승인 2008-01-21 00:00
  • 신문게재 2008-01-22 5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검은 재앙에 안타깝게 숨진 고 지창환(56)씨의 영결식이 열린 21일 하늘도 슬픔을 같이했다. 이날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고인의 한을 머금은 채 태안 주민들의 피맺힌 눈물의 절규를 대변하는 듯 했다.

오전 8시 40분 태안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된 고인의 영결식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조문객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유족들이 태안군 측의 군민장 제의를 거절함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며 진태구 군수와 문석호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고인이었기에 가족들의 뜻에 따라 예배로 영결식이 시작됐다.

예배가 끝난 후 운구가 이동할 때 미망인 최명화씨와 가족들은 눈물로 절규하며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토해냈다.

끌어 오르는 한을 주채할 수 없는 가족들은 영정을 부여잡고 고인의 넋을 달랬으며 영결식장을 찾은 주민들도 말을 잃은 채 가슴에 흐르는 눈물만 닦아 냈다.

고인이 운영하던 태안상설시장 내 명화횟집에서 거행된 노제에서는 인근 상인들이 태안 주민들의 절망을 호소했다.

노제가 거행되는 동안 아흔의 노모는 차디찬 시장 바닥에 주저앉아 자식 잃은 아픔을 절규했다.

상인들은 “사고 원인 제공자인 삼성은 사죄 한마디 없이 침묵하고 있다”며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태안 군민들은 총 궐기하자”고 향후 강경 투쟁 대응을 천명했다.

이들 상인들은 “가진자의 여유와 정부의 무능력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특별법 제정만이 살길이고 삼성은 무한배상의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인의 시신은 장례식을 마친 뒤 태안읍 소원면 시목리 선영에 안장됐다.

한편 고인은 횟집을 운영하며 수산물 유통업에 종사했지만 기름유출 사고 이후 생계가 막막해지자 이를 비관해 지난 18일 열린 기름피해 특별법 제정촉구 집회장에서 제초제를 마신 뒤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숨졌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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