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을 찾자’ 거침없는 봉사물결

‘태안을 찾자’ 거침없는 봉사물결

강추위속 전국서 봉사자 줄이어…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것”

  • 승인 2008-01-20 00:00
  • 신문게재 2008-01-21 7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 추운날씨속 휴일인 20일 태안군 소근리 제방에서 방재작업으로 나온 기름걸레를 방재단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밖으로 옮기고 있다./김상구 기자
▲ 추운날씨속 휴일인 20일 태안군 소근리 제방에서 방재작업으로 나온 기름걸레를 방재단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밖으로 옮기고 있다./김상구 기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우리 함께 이겨냅시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 20일 오전 태안군 소원면 개목항 마을 입구에서는 자원봉사자와 피해 지역 주민들의 마음이 담긴 플래카드가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듯 힘차게 펄럭였다.

구름포 해수욕장 방제대책본부 쪽으로 걸어 들어가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이 일제히 버스에서 내려 방제복을 갈아입기에 여념이 없었다.

방제활동이 시작되기 1시간 전이었지만 방제복과 장화 등을 갈아입은 자원봉사자들도 눈에 띄었다. 또 상황실 옆 무료 급식 차량 안에서는 봉사자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준비하는 사랑의 열매 소속 봉사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중국에서 왔다는 김천식(62·중국 연길)씨는 “한국을 찾았다가 태안 앞 바다가 (기름 유출로) 검게 변했다는 소식에 이곳으로 달려왔다”며“마음의 고향이었던 전북 전주 보다 먼저 태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음속에만 간직해 왔던 첫 방문이지만 이렇게 큰 재앙에 동포들이 시름을 겪고 있는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전 10시가 되자 방제 장비를 갖춘 자원봉사자들이 대책본부 상황실 앞으로 일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수를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였지만 그 들의 눈빛에서는 ‘태안을 찾자`는 의지가 비쳐졌다.

자원봉사자들의 방제복 착용을 돕고 있다는 정재희(여·49·서울 양천구)씨는 “TV에서 보았던 것 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진 것 같다”며 “올 여름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는 분명히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잠시 후 “방제복 착용을 끝낸 봉사자들은 갯바위 쪽으로 이동해 주십시오”란 안내방송이 나오자 그는 피해 현장으로 급히 자리를 옮겼다. 그를 따라 10여분을 걷자 검은 기름을 뒤집어 쓴 갯바위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 모습은 마치 기름 폭격을 맞은 쑥대밭을 연상케 했고, 파도를 타고 해안가로 밀려든 기름찌거기는 메스꺼운 냄새를 유발하고 있었다. 멀리서는 시꺼멓게 변한 대규모 굴양식장도 눈에 들어왔다.

충북 제천에서 자율방제단을 이끌고 왔다는 안운식(46)씨는 “집에만 있을수 없어 이곳을 오게됐다”며 “이날 복구 작업이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김동주(22)씨도 “어린 시절 보았던 깨끗한 바다가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며 “퍼내도 퍼내도 퍼낸 흔적도 안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