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공무원 파도리 해수욕장서 방재작업

시교육청 공무원 파도리 해수욕장서 방재작업

‘값진 봉사’ 희망을 배우다

  • 승인 2008-01-20 00:00
  • 신문게재 2008-01-21 7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살아있는 게를 보면서 서해안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19일 오전 10시께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해수욕장에 도착한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해안가를 따라 검게 물들어 있는 바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거무스름한 빛깔이 바위에 아직 남아있지만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피해복구가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태안 원유유출사고 발생에 따라 본보가 펼치고 있는 서해안 살리기 캠페인에 힘을 싣기 위해 김 교육감과 시교육청 간부공무원 50여명은 직접 방재작업에 나섰다. 김 교육감 일행은 노란색 방재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여러 색의 방재복을 입은 자원봉사자 사이에 들어가 기름띠 제거작업에 동참했다.

다른 피해지역 모래사장과 달리 이곳 파도리해수욕장 한쪽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바위가 흩어져있었다. 몸을 낮춰 중심을 잡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김 교육감과 시교육청 간부공무원들은 울퉁불퉁한 바위의 틈에 헝겊을 두른 손가락을 집어넣어 구석에 있는 기름까지 제거했다.

쉬지 않고 닦아도 기름자국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자 일행의 몸과 마음은 차츰 무거워졌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한 게 한 마리로 힘을 얻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게를 발견한 김 교육감은 직접 게를 집어 들었다. 기름으로 모든 생물의 씨가 말랐을 것이라는 추측과 달리 바다는 벌써부터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었다. 신기한 눈으로 게를 바라보는 일행은 서해안의 새로운 탄생을 눈 속에 그렸다. 잇따른 어민들의 자살이 부르고 있던 절망이 다시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정오가 되면 물이 차 들어와 방재작업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얘기에 일행의 손길은 더욱 빨라졌다. 김 교육감 역시 검은 바위 한쪽에 몸을 기댄 채 기름제거 작업에 열을 올렸다.

▲ 김신호 교육감을 비롯해 시교육청 간부공무원 50여명은 19일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해수욕장에서 방재작업을 벌였다.
▲ 김신호 교육감을 비롯해 시교육청 간부공무원 50여명은 19일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해수욕장에서 방재작업을 벌였다.
김 교육감은 “피해현장에 와서 기름제거작업에 동참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우선적으로 피해를 최대한 복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 역시 태안지역 주민들을 위해 특별법을 하루빨리 제정해 피해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재정적인 지원과 더불어 지역민들의 살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참고 견뎌내 살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곳에 와서 빠른 복구에 대한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교육청은 방재작업에 앞서 지난 18일 태안 만리포 인근에서 대전교육발전기획단 및 실무팀 워크숍을 여는 등 태안지역 경제 살리기에도 힘을 보탰다./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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