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순택 논설위원 |
내의원은 이날 청심원(淸心元) 등 갖가지 환약을 지어 임금에게 올렸고 임금은 이 약을 신하들에게 나눠주었다. 민간에서는 참새를 잡았다. 참새를 아이에게 먹이면 마마가 낫는다고 여겼다. 소고기 열점과 안 바꿀 만하다. 호남 지방에서는 이날 곤 엿은 맛도 있고 약이 된다 하여 엿을 고는 풍속이 있다. 납일에 내리는 눈, 납설은 약으로 여겨 녹여 두루 썼다. 장맛이 좋아진다고 장독을 열어 눈을 맞히기도 했다.
대한에서 입춘 사이가 ‘신구간(新舊間)`이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세상사를 관할하던 구관(舊官) 귀신들은 하늘로 올라가고 신관(新官)들은 입춘에 부임하기에 공석인 교체기다. 귀신이 없으니 매일이 ‘손 없는 날`이요, 평소에 꺼리던 이사나 집수리를 마음 놓고 하는 시기다. 정권 교체기라서인지 연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귀신들도 자리를 비울 터이니 사고 소식이 더 이상 없었으면 싶다. /안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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