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구 대전시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
이에 발맞춰 주차장과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마트들이 구멍가게가 있는 동네 상권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전지역의 경우 전국 광역시 가운데 2번째로 인구 수 당 대형마트 숫자가 많고, 대전시의 규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은 대형마트를 반기고 있지만 영세 수퍼마켓 상인들은 경쟁조차 할 수 없는 대형마트의 규모와 유일한 생계 수단이 위협 받고 있는 현실에 한숨만 쉬고 있다.
대형마트가 생겨나는 곳마다 인근의 동네 수퍼들은 모조리 문을 닫고 생계가 끊겨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대전지역 곳곳에 지구단위 개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형마트가 예정돼있는 곳에는 수퍼마켓 자체가 문을 열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가 문을 열면 문을 닫게 될 것이 자명한데 그 어느 누구도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위력은 경제 구조 자체를 바꿀 정도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절망하고 있는 영세상인들의 밝은 등불이 되기위해 유통마진을 대폭 줄여 거품을 빼고 복잡한 유통과정을 원활하게 소화시켜 빠른 유통을 도와줄 ‘수퍼마켓 협동조합`이 생겨나게 됐다.
지난해 문을 연 수퍼마켓 협동조합은 3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동구 하소동에 건립하게 됐으며 개점 당시 상품 품목 수는 1000개, 월매출액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조합원 수도 80명에 그쳤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월매출액은 17억2300만원으로 늘었으며 상품품목수도 3900여종에 이르고 있다. 조합원 수도 718명으로 늘어나는 등 수퍼마켓 협동조합의 규모는 급성장을 하고 있다.
수퍼마켓 협동조합은 수퍼 운영에 필요한 공산품과 주류, 잡화 등을 취급하며 영세 구멍 가게에 유통마진을 대폭 줄여 가격 경쟁력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 유통관련 정책개발 및 중소유통인 권익보호, PB상품개발 및 공동구매, 회원조합 및 점포운영 관리, 점포개선 및 POS 시스템 설치지도 등도 함께 하고 있다.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는 대형유통점의 건물 뒤에 가려져 정작 발전해야할 영세경제가 반대로 어두워진 현실에 상인들의 한탄도 들었고, 막막한 앞날에 탄식하는 상인들의 눈물도 보았다.
하지만 대형유통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고 영세상인들의 단합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이런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만 있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 만은 없다. 또 그래서도 안된다.
수퍼마켓협동조합의 영세상인들이 대형마트와 경쟁을 함께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운다면 대형마트와도 공생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더불어 지역경제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한탄만 하고 바라만 보기 보다는 수퍼마켓 스스로가 대형 마트와 경쟁할 수 있는 틈새를 찾는 다면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더욱 부지런해지고 친절하고 친근한 동네 구멍가게가 돼 보자. 무조건 대형마트를 피하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찾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라도 배워야 할 것은 배우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바뀐다. 할 수 있다고 생각만 한다면 이 세상에 안되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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