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이모(65)씨가 기름 유출 뒤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근흥면에 사는 어민 김모(73)씨가 극약을 마신 뒤 16일 끝내 숨지자 태안지역 사회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현재 경찰이 김씨의 자살사유를 조사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기름피해와 연관될 경우 지역사회가 받는 충격은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태안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지난 10일에 이어 또다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식당에 오신 손님들에게 들었다”며 “예전에는 살기도 좋고 인심 좋은 동네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요즘은 이상한 소문만 나돌아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피해어민들이 아침에 방제작업에 동원된 후 일을 마치고 돌아와 술을 한잔씩 하며 하는 말이 참 살기가 어렵다.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 등 많은 말들을 하고 있다”면서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기만하다”고 말했다.
같은 태안읍의 이모(60)씨도 “사람이 목숨을 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오죽했으면 그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끊었을까 생각하니 남일 같지 않다”며 “또 다시 이런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목숨을 끊은 어민중에는 기름피해로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다 낙담해 숨진 어민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나서 피해주민들의 안정적인 생계대책 마련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 박모(60)씨는 “피해 주민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어 민심마저 흉흉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피해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생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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