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어민 또 자살’ 지역 민심 뒤숭숭

‘태안 어민 또 자살’ 지역 민심 뒤숭숭

“오죽했으면 목숨 끊었을까”… 기름피해 연관 촉각

  • 승인 2008-01-17 00:00
  • 신문게재 2008-01-18 1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검은 재앙으로 피해를 입은 태안에서 목숨을 끊는 어민들이 잇따라 발생하자 지역주민들이 커다란 충격속에 민심마저 뒤숭숭해지고 있다.

지난 10일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이모(65)씨가 기름 유출 뒤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근흥면에 사는 어민 김모(73)씨가 극약을 마신 뒤 16일 끝내 숨지자 태안지역 사회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현재 경찰이 김씨의 자살사유를 조사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기름피해와 연관될 경우 지역사회가 받는 충격은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태안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지난 10일에 이어 또다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식당에 오신 손님들에게 들었다”며 “예전에는 살기도 좋고 인심 좋은 동네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요즘은 이상한 소문만 나돌아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피해어민들이 아침에 방제작업에 동원된 후 일을 마치고 돌아와 술을 한잔씩 하며 하는 말이 참 살기가 어렵다.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 등 많은 말들을 하고 있다”면서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하기만하다”고 말했다.

같은 태안읍의 이모(60)씨도 “사람이 목숨을 끊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오죽했으면 그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끊었을까 생각하니 남일 같지 않다”며 “또 다시 이런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목숨을 끊은 어민중에는 기름피해로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다 낙담해 숨진 어민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나서 피해주민들의 안정적인 생계대책 마련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 박모(60)씨는 “피해 주민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어 민심마저 흉흉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피해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생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