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글을 참고하여 (나)의 만화 내용을 비판하고 개선할 점에 대해 쓰시오.
[유의 사항]
① 주장에 대한 논거는 사회적 경험이나 시사적 지식을 활용하여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
② 1400자(±140) 분량으로 쓸 것
(가)
대통령은 당선되기도 어렵고, 그 직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어렵다. 또한 임기를 마치고 민간인으로 돌아가서 자기 생활을 즐기면서 평범한 생애를 마감하기도 무척이나 어렵다.
미국의 경우 한때는 국가의 최고통치자였던 전직 대통령들이 출신지나 정치적 고향으로 돌아가 임기 후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주로 자선 및 봉사, 그리고 연구 활동과 민간 외교, 정책 자문 등에 몰두한다.
또한 그들은 연방 정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기념도서관을 건립하고 재임 전후의 모든 기록을 보관하는 것을 국가를 위한 일종의 의무이자 관례로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많은 전직 대통령들은 이러한 기념도서관과 함께 부설 연구소 또는 학교를 설립하여 정책을 개발하고 인재를 양성하여 국가와 세계를 위해 연구하고 헌신함으로써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재임 중에는 국정 운영에 실패해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했던 전직 대통령들도 퇴임 후 성공적인 사회 활동을 통해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곤 한다. 성공적인 전직 대통령 활동의 진면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이 카터이다.
그는 남부 조지아주 지사 출신으로 워싱턴 중앙 정치 무대 경험이 없었고 극심한 경기 침체와 인질 사태까지 겹쳐 한 마디로 시련의 집권기를 보냈다. 또한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허겁지겁 사태 수습에 머물곤 하는 평범한 그에게 국민들은 곧 등을 돌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퇴임 후 주일학교 선생님과 빈민을 위한 주택 건축 등 왕성한 사회 봉사활동과 국제 분쟁 방지를 통한 평화 추구와 인권 신장 활동 등을 통하여 재임 때보다 더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 받고 있다. - 함성득, <한-미 전직 대통령 비교>에서 -
(나)
▲ 이원복 <먼 나라 이웃 나라, 우리나라>에서 |
[논제 분석 `출제 의도]
폭넓은 배경지식 확보 중요
대통령 개별적 평가 지양을
이원복의 <먼 나라 이웃 나라 - 우리 나라 ->에서 이 내용과 관련있는 부분을 정독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한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 체험과 독서 체험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폭넓은 배경 지식을 확보하여야 한다.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여 비판하고 해결 방안을 .명확하게 주장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이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다. 먼저 제시문 (나)에서 사건의 개요가 드러나는 문장을 찾아 핵심 내용 - 한국인들은 국민의 존경을 받는 훌륭한 지도자를 모셔보지 못했다.-을 간추려 본다. 그리고 제시문 (가)의 미국 정치 문화와 비교를 통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지도자에 대한 평가가 매우 독선적이고 정치 문화가 외곬으로 왜곡되어 있다는 문제를 발견한다. 문제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들의 과오나 삶의 태도 등에 대한 개별적인 평가는 지양한다.
그리고 ‘우리 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퇴임 후 어떻게 되었나?’, ‘우리 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왜 존경받지 못하는가?’, ‘외국과 달리 우리 나라 전직 대통령들은 퇴임 후 활동이 왜 미약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내용을 심화하고 아울러 논지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정하면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생성한다.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활동과 그 평가를 소개하고 있는 제시문 (가) 글은 문제 해결의 단초로 삼을 수 있다. 거기에 사회적 경험이나 시사적 지식을 활용하고 그 준거를 바탕으로 우리 정치 문화가 반성해야 할 점과 대통령을 평가하는 잣대에 대해 개선해야 할 점을 제시함으로써 이 땅에 바르고 성숙한 정치가 뿌리 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주장한다.
서론, 본론, 결론을 기본 구조로 하여 개요를 짜면서 내용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가치 중립적인 어휘와 평이하고 명료한 문장을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증의 절차에 따라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의 글을 엄정하게 평가하면서 고쳐 쓰기를 한 후 완성한다.
지도자에게 정당한 평가와 신뢰를
[학생작품]박하빈 대전 탄방중 3학년
▲ 박하빈 대전 탄방중 3학년 |
우리 사회 전반에는 이같이 대통령을 불신하고 깎아내리는 그릇된 풍조가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해방 이후 국민들의 전폭적인 사랑과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 없는데 이 사실은 민족적 불행이며 국가적 손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런 증후는 대통령의 행보에도 문제가 있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식의 독선적인 평가와 외곬으로 치닫는 정치 문화에도 그 원인이 있다.
클린턴의 스캔들을 그가 이룬 경제 부흥, 외교적 업적 등과 구별하여 평가하고 심판하는 미국인들의 정치 문화를 우리는 본받아야 한다. 지도자를 평가하는 잣대를 유연하게 또는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퇴임 후에도 전직 대통령들의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 정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국정 운영의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이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들이 수행해야 할 책무이기 때문이다.
국정 경험이 전수되지 않으면 실수가 반복되고, 이는 결정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된다. 전직 대통령들이 이룬 국정 운영의 성공과 실패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공유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또한 다양한 사회 활동을 통해 국민과 현직 대통령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디딤돌 역할과 함께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게 된다.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하는 민주사회에서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통령은 불가능하다. ‘완벽한 사람’이 있을 수 없듯이 ‘완벽한 대통령’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대통령이 행한 잘못이나 단점에 집착하지 말고 그들이 이룬 업적에도 공평한 평가의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 여론을 조성하는 언론과 보수 세력들이 모범을 보이며 사회 분위기를 이끌어 가야 한다.
‘관용’의 정신을 바탕으로 흠잡기보다는 신뢰와 격려가 함께하는 평가가 이루어질 때, 퇴임 후에 가장 존경받는 미국의 카터 대통령처럼 우리도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전직대통령과 또한 현직에서도 존경받는 대통령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정당한 평가는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정치적으로 더욱 성숙한 나라가 될 수 있는 원천이 된다. 따라서 이는 민주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마땅히 개선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제 쟁점 파악능력 돋보여
논리 편향성.빈약함 아쉬워
[총평]조주호 대전 탄방중 교사
▲ 조주호 대전 탄방중 교사 |
그러함에도 박하빈 학생은 논제 파악을 정확하게 하고 성실하게 논지를 전개해 나가는 글쓰기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논술 쓰기의 출발점이 되는, 문제를 파악하고 제시문을 분석하여 쟁점을 파악하는 능력도 돋보인다. (나)의 만화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가) 글을 참고하여 우리 국민들이 적용하는 대통령의 평가가 독선적임을 비판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해결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유행하던 댓글놀이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비하 풍조를 조장하는 보수 언론과 세력을 비판하면서 논점을 개성있게 드러내고 있는, 서론 쓰기는 특히 돋보인다.
본론 부분에서 미국의 정치 문화와 비교하면서 우리 나라 정치 문화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이 글은, 사회적 경험이나 시사적 지식을 활용하여 제시하고 있는 논거가 미국이라는 한 나라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 왜곡된 정치 문화의 원인과 그 해결책을 국민의 입장에서만 파악하고 있다는 점으로 논리의 편향성과 빈약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함에도 우리 나라의 정치 문화를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방안을 일관성 있게 주장함으로써 설득력을 갖고 있는 이 글은 결론 부분에서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고 확장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잘 완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글의 구성이 비교적 안정된 편이며 형식 단락 간의 인과 관계도 긴밀한 편이다. 또한 어휘 사용도 적절한 편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를 박하빈 학생은 성실하게 고민함으로써 논술이 합리적인 사고 능력을 기르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배경 지식을 넓혀 지적인 삶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글쓰기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