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도내 서해안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태안을 비롯한 서해안지역의 수산물과 농산물 거래가 사실상 중지 상태여서 주민들의 시름이 깊다.
태안군 이원면 사창어촌계장 이을래(61)씨는 “감태와 굴을 따서 서산과 광천 등지의 거래처에 보냈으나 기름오염 여부에 관계없이 서해안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소비자들이 쳐다보지도 않아 반품됐다”며 “기름유출로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환경오염 이미지가 강해 그나마 오염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하는 수산물마저 거래가 완전히 끝났다”고 망연자실했다.
태안읍 송암리에서 쌀전업농을 하는 문모(46)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수년간 서울과 대전 등지의 쌀도매상과 개인 소비자들에게 쌀을 몇가마에서 수십가마씩 거래해 왔으나 이번 기름유출 사고 이후 문의 전화조차 끊겼다.
기름유출로 인해 관광업과 수산업에 이어 농산물까지 태안군의 핵심산업들이 줄줄이 타격을 받고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 드는 등 태안경제 전체가 휴유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주민 장모(40·태안읍 남문리)씨는 “전국에서 찾은 자원봉사자들이 태안지역의 농수산물들을 구입하는 것도 기름유출로 실의 빠진 주민들을 돕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서해안의 농수산물을 외면하는 것은 서해안을 두번 죽이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태안군 재난종합실 관계자는 “지금은 조금이라도 피해보상을 더 받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도시소비자들이 태안지역의 농수산물을 외면하지 말고 소비해 주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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