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지역본부 직원들이 16일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해수욕장 인근에서 방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
현장에서 만난 김문진(51) 수도권지역본부 건설2팀장은 짙은 회색 방제복이 기름제거 작업으로 얼룩져 검게 변해 있었다. 그는 “복구 작업이 피해 주민들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찬바람이 뼛속을 파고드는 추운 날씨지만 열심히 닦다보니 땀에 젖어 추운 줄 모르고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팀장은 “막상 피해 현장에 와보니 복구 작업에 다소 늦게 동참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시간이 된다면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고 했다.
복구에 참여한 유영남(46) 과장도“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보니 7시간 밖에 복구 작업을 벌이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찌됐든 하루 이틀해서 끝날 작업은 아니지만 이날 복구 작업에 참여하게 돼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갯바위 안쪽으로 좀 더 걸어가자 가족단위 자원봉사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방제대책 본부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일반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암벽지대로 이동하며 기름 제거작업에 온힘을 쏟고 있었다.
▲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지역본부 직원들이 16일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해수욕장 인근에서 방제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장철환(44) 차장은 “강추위에 바닷바람까지 불어 같이 온 아내와 아이들이 다소 걱정되기도 했지만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 더욱 힘을 내 복구 작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했다.그러면서 “후손들에게 전해질 ‘태안의 기적` 봉사활동에 가족과 함께 참여해 뿌듯했다”고 밝혔다.
장씨의 부인 박희순(42)씨는 “함께 온 아이들이 기름을 닦으면서 피해 주민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것 같아 태안을 잘 찾아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매서운 바닷바람에 맞서 부모님과 함께 기름 제거작업을 벌이던 정훈(신창중 1년), 홍재(신화초 5년)군은 “피해 현장에 한 번도 못 와봐서 항상 마음에 걸렸다”면서 “이전에도 아버지와 함께 수해복구 현장에 가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힘들다거나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전 사원의 전사적인 봉사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간부 직원들이 피해 현장에서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빠르면 이달 말부터 각 본부별로 릴레이식 봉사활동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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