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에 신용목‘바람의 백만 번째 어금니`와 정호승‘포옹` 소설부문에 백가흠 ‘조대리의 트렁크`와 황석영‘바리데기`가 선정되었다.
신용목의 시집‘바람의 백만 번째 어금니`의 화자들은 생과 사의 무거움을 모두 지고 가는 나약하고 섬세한 인간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인간인 나의 힘과 의지로 날개를 달고 어둠과 죽음을 넘어 운명을 벗어나 자유를 획득하려는 몸부림 속에 스스로를 위치시키고 있다. 정호승의 `포옹`은 말의 시원함과 절제가 한 몸이다. 투명하게 아름답고, 아프다. 맑고 향기로운 삶을 지향하기 때문에 그는 아프다. 따뜻한 시선을 가졌기 때문에 그는 슬프다. 세계가 그의 지향과 시선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깊이 고뇌하되 독자에게 그것을 강요하지 않고 있다는 평들 얻고 있다.
백가흠의 소설집 ‘조대리의 트렁크`에서, 작가는 어찌보면 작중 인물들에게 인정이라곤 눈곱만치도 보태지 않고 막무가내로 내모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그들 대부분은 저 밑바닥까지 떨어져 엉금거리며 겨우 살고 있는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만, 하고 독자들이 애원을 하고 있는데도 작가는 눈도 깜박하지 않는다. 세상이 절대 그렇지 않다고 도리어 눈을 부릅뜨는 것 같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황석영‘바리데기`한국의 전통무가인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현실의 문제와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세계가 흥미롭다. 특히 세계사적인 격변에 따라 중요하게 대두한 디아스포라, 문화(종교)의 상호공존, 국경의 문제를 에두르지 않고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의식의 규모가 웅장하게 전개하고 있다. 한편 창비는 1966년 1월 창간된 계간 ‘창작과비평`으로 출발, 1974년 단행본 출판을 시작한 이래 문학, 인문, 사회, 교양, 아동 등 각 분야의 양서들을 꾸준히 펴내왔습니다. 2003년 현재 1300여 종에 달하는 책을 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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