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15일 태안군 소원면 청운대에서 돌에 묻은 기름찌꺼기를 닦으며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
이곳은 ‘허베이 스프리트호`사고 당시 파도에 떠내려 온 기름이 제거되지 않은 채 복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 가운데 기름 오염 피해가 가장 심했던 암벽 주변은 기름 폭탄을 맞은 듯 처참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서울 서부지사에서 나왔다는 송종규(51) 기술과장은 “자갈을 뒤집어 볼 때마다 땅속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놀랐다”며 “본래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기름을 손으로 일일이 제거하다 보니 방제 작업이 너무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지속돼 하루빨리 복구됐으면 해요”그는 현장에서 이같이 소망했다.
이날 한국전기안전공사 봉사단은 지역 내에서 기증받은 헌옷과 흡착포, 수건 등으로 피해가 큰 암벽을 중심으로 갯바위와 자갈에 달라붙은 기름찌꺼기를 제거했다. 이들은 특히 영하로 떨어진 기상 악조건 속에서도 얼굴 표정하나 찡그리지 않은 채 방제 작업에 열중했다.
서울 서부지사 소속 안병헌(54) 기술과장은 “생각보다 피해가 커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며 “겉에 묻어나는 기름보다 땅속에 스며든 기름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15일 태안군 소원면 청운대에서 돌에 묻은 기름찌꺼기를 닦으며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
두 아들과 함께 왔다는 양영학(46) 기술대리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완전 복구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완전 복구까지 100년이 걸린다면 50년으로 줄일 수 있는 뜻 깊은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돼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양씨의 첫째 아들인 문욱(우신중 2년)군도 열심히 돌에 묻은 기름을 닦아냈다. “기름 냄새가 너무 심해 속까지 울렁거렸지만 피해 주민들과 아픔을 함께 한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일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면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이런 심각한 피해 상황을 전달해 꼭 같이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 아들 진욱(온수초 6년)군도 “현장에 와서보니 기름 유출 피해가 얼마나 큰 지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사실 힘은 들지만 주민들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복구 작업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지난해 12월10일부터 대전·충남지역 6개 지사 직원들을 현장에 급파하는 한편 지난 1일부터는 전국 66개 사업소 3000여 명의 직원들이 릴레이식 방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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