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쉼표의 계절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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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호]쉼표의 계절 보내기

  • 승인 2008-01-15 00:00
  • 신문게재 2008-01-16 20면
  •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
▲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
▲ 김신호 대전광역시교육감
푸근한 날씨 때문인지 올 겨울은 예년보다 눈이 적게 내리고 있다. 시인 김춘수는 그의 시에서 눈 내리는 저녁에 아낙네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고 했다. 눈이 풍요롭게 내리는 날이면, 바쁜 일상 중에서도 하루쯤은 시인에 되어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정경을 그리면서, 통나무집에서 스토브에 불을 지피며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고 싶다.

겨울은 쉼표의 계절이다. 쉼표와 마침표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문장이나 음악에서 사용되는 쉼표는 아직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이솝우화의 ‘개미와 베짱이`처럼 겨울이 따뜻하려면 다른 계절을 잘 관리해야 한다. 베짱이는 사계절을 쉼표로 살고 싶어 했고, 개미는 보다 따뜻한 겨울을 위해 다른 계절을 부지런히 뛰었다. 그 결과 풍요롭고 따뜻한 겨울은 개미의 계절이 된 것이다.

지난 해를 마무리하면서 우리도 저마다의 척도를 가지고 교육 결실의 크고 작음을 헤아렸다. 교육의 성과를 수치만으로 측량할 수는 없지만, 결과의 수치만 보아도 충분히 보람있는 결과를 거둔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성공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겨 줄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성장`과 `도약`의 성과는 부여해도 되지 않을까 자평해 본다.

인성교육에 바탕을 둔 학력신장은 학생을 실력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견인하였고, 영재교육, 과학꿈나무 육성성과도 도약적인 수상실적을 거두었다. 글로벌 시대 외국어 강화는 실용적인 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였으며, 클린 대전교육의 청렴도는 타시·도의 벤치마킹이 되고 있으니, 대전교육의 올 겨울은 쉼표 몇 개쯤의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교육을 위한 쉼표와 마침표는 정해진 시기가 없으며, 그것을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뛰는 것도 쉬는 것처럼 즐기면서 하는 것이다. 뛰는 것이 즐거운 만큼 휴식도 충만할 테고, 보람과 긍지도 배가(倍加)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학생이 그리워서 아침 일찍 학교에 가고, 학생은 선생님이 보고 싶어 눈뜨면 학교에 가고 싶다면 꿈을 키우는 교실, 미래를 여는 대전교육은 옥토처럼 비옥해 질 것이다. 잠을 자면서도 혹은 꿈에서도 일하고 공부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제 정신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 남들보다 두 배나 더 뛰려면 정상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것이 남들보다 두 배나 더 잘 사는 법이기 때문이다. 대전교육가족 모두가 올 겨울은 의미 있는 쉼표 갖기를 소망한다.

한해가 가고 올 때 우리는 이렇게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성찰은 지는 해로 이어진다. 노을은 아름답지만 힘찬 새해를 잉태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 머무를 수가 없다. 무자년 쥐띠에는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새 정부의 공약이 교육정책으로 구체화 되어서 나타날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부 해체론과 개편론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그동안의 교육정책과 성과에 국민이 만족하지 못했다는 여론의 소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오든, 역할 수행의 기구가 어떤 모양으로 개편이 되든 변함없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우리는 사람을 만드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라는 소명의식이다. 함박눈처럼 풍요롭고 흰 눈처럼 순수한 교육 사랑의 소명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쉼표의 계절이다.

관현악등의 악기를 위한 음악에서 돌연히 악곡의 흐름을 멈추고 모든 악기가 일제히 쉬는 것을 게네랄파우제(Generalpause), 즉 G.P.라고 한다. 태풍전야가 가장 고요하다고 하듯이 G.P. 이후에 이루어지는 음악은 대개가 엄청난 음악의 감동을 몰고 온다.

지금 대전교육은 감동의 대전교육 역사를 시작할 새봄을 꿈꾸며, 계획과 실천의 분주한 쉼표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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