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맹현 대전홀리클럽 회장,한전원자력연료 사장 |
진심을 담은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두고 ‘어떻게 그렇게 항상 씩씩하냐?`는 뜻밖의 질문을 받은 힐러리는 ‘날마다 여론의 따가운 주목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하며 ‘이게 옳은 일이라는 뜨거운 믿음이 없다면 정말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하며 순간적으로 눈가에 눈물을 내비쳤고 이는 유권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진심인지 아닌지 검증(?)을 거쳐야하겠지만 힐러리의 눈물 섞인 이 말은 오바마에게 큰 차이로 뒤져있던 힐러리에게 서프라이징 승리를 안겨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사람들은 화려한 언어구사력이나 유창한 말솜씨보다 마음이 통할 때 감동이 오는 모양이다.
작년 12월 19일 치렀던 우리의 대통령 선거도 잘 차려놓은 말의 잔치 속에서 말을 많이 요리하고 말을 먹고 마시고 즐겼던 것 같다. 그러나 먹고 마시고 돌아서면서 여전히 배고픔을 느꼈던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느낌이었을까? 화려한 겉포장만 있고 진심이라는 영양가를 쏙 뺀 ‘다이어트형` 말요리, 먹으면 당사자를 확 돌아버리게 만드는 ‘독성이 풍부한` 요리 등등으로 전국은 진동했다. 갑자기 TV에서 본 광고가 생각이 난다. 전쟁에 처절하게 파괴된 것처럼 보이는 공간의 낙심한 사람들의 모습에 저게 무엇인가하고 보니 악성댓글의 폐해를 묘사한 것이었다.
우리가 무심코 또는 악의적으로 던진 댓글이나 한 마디가 저렇게 파괴적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것이다. 아! 말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병들게 하고 죽이고 또한 이 사회를 파괴하고 거칠게 만들어버리는가 말이다. 그런가하면 말 한 마디에 힘을 얻고 위로받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이며, 또 지혜를 농축한 ‘촌철살인`의 한 마디에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것도 우리이지 않은가. 하나님도 우주만물을 지을 때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고 ‘말‘로 지었다고 성경은 선포하고 있지 않는가? 새해부터는 말이 가지고 있는 파괴력을 없애고 말이 가지고 있는 ‘긍정의 힘`을 살려나가면 좋겠다. 같이 일하는 동료나 벗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하자.
미소 지으면 웃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해주고, 심각한 얼굴이면 자네는 그럴 때가 더욱 멋있다고 해주자. 좋고 아름다운 말을 던지면 더 아름다운 말이 반사되어온다. 섭섭한 일을 생각하면 됫박으로 되고도 남을 것 같고 고마운 일은 겨자씨같이 보일 듯 말듯 하더라도 만나면 감사하다고 하고 당신 때문에 오늘날 내가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면 감사의 마음이 전염되고 증폭되어 됫박 같은 감사의 조건이 생길 것이다. 이런 조그만 실천이 우리 사회를 더욱 사람 살만한 사회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곧 새 정부가 들어선다. 지나간 정부의 공과에 대해 논란도 있고 들어설 새 정부에 대한 우려와 기대로 확인되지 않은 지도와 편달이 무성하다. 곧 바뀌는 정부에 대한 부족했던 점은 논하지 말자. 누군들 더 잘해서 이 나라 국민이 편안하게 잘 살도록 하고 싶지 않은 지도자가 어디 있겠는가. 단지 차기 정부에서 반면교사로 삼아 잘못을 거듭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그동안의 노고와 공적에 대해 인정해주고 칭찬하는 것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지름길이다.
앞으로 들어서는 새 정부에 대해서도 마음껏 축복하자. 행여 반대하는 입장에 있었더라도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이상 동참하고 축복하여 정말 이 나라가 잘 되도록 도우는 것이 최선이요 내가 사는 길이요 성숙한 사회로 들어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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