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설계]대전.충남 종교 지도자

[새해설계]대전.충남 종교 지도자

  • 승인 2008-01-14 00:00
  • 신문게재 2008-01-15 13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2008년 새해부터 중도일보는 격주로 종교면을 신설하게 됐다. 격주로 화요일자에 나가게 될 종교면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첫번째 나가게 될 종교면에서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각계 지도자분들의 새해 설계와 다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인 김윤기 목사, 천주교 대전교구청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 그리고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 주지 법용 스님 등으로부터 올 한해 동안 추진하고 싶은 말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들을 들어보았다. 종교계 지도자들의 덕담을 들으며 새해를 희망차게 출발하길 바란다. <편집자 주>


[김윤기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서로 이해하고 칭찬합시다”
시민 간 양보.화합으로
살기좋은 대전 조성해야

▲ 김윤기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 김윤기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다사다난했던 묵은 해를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아 대전의 150만 시민과 1850개 교회의 35만 성도에게 먼저 ‘주의 은혜로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삼하7:29)` 라고 기원을 드립니다.

저는 대전에서 살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대전은 행정과 교통의 중심지라 살기가 편하고 과학의 도시로서 카이스트 대학을 비롯한 연구소 등이 많아 세계에서 박사가 제일 많은 도시이기에 미래상의 비전이 보입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것은 푸른 대전을 만들기 위하여 3천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전의 3대 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해 사계절 물이 흐르는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볼 때 살 맛 나는 대전이 이루어지리라는 기대감을 갖습니다.

현재 대전의 경제력은 1만 3830 달러로 16개 도시 중 14위에 머물고 있지만(6대 도시 중 울산을 제외한 부산, 인천, 대구, 광주도 거의 대전과 비슷함) 그래도 자랑스러운 것은 7대 도시중 대전이 범죄발생률 최저라고 하는 점입니다. 또한 대전은 순환고속도로가 완성된 유일한 도시로 대전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대전 8경을 볼 만큼 대전은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시민들의 투서(投書)가 많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살기 좋은 도시라도 해도 서로 불신과 미움 등으로 중상모략하면 이미지는 손상됩니다. 투서보다는 서로 칭찬과 인정을 해 주고 허물을 덮어주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물씬 묻어나는 도시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한 해 동안 노력을 해 보고자 합니다. 여기 칭찬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군부대의 내무반에서 양파를 키우며 칭찬의 효과를 살펴보았습니다. 각 내부반별로 한 쌍의 양파를 똑같은 장소에 놓고 병영생활에서 칭찬과 폭언, 사랑과 미움이 생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습니다. 이에 장병들은 한쪽의 양파에게는 좋은 말과 관심을 표시하고 애완견을 다루듯이 잎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거나 정성스럽게 물을 갈아 주었습니다. 다른 양파는 병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해소할 겸 욕설과 폭언을 하고 손가락으로 슬쩍 찌르는 행동을 3개월 동안 병행했습니다.

이 결과 장병들의 사랑과 칭찬을 받은 양파는 뿌리를 빨리 내리고 풍성하게 성장한 반면 폭언을 들은 양파는 덜 자라거나 가늘고 심지어 구부러지는 상태를 보였다고 합니다.

미물도 이렇게 칭찬과 인정을 받을 때 성장이 잘되는데 사람이야 더 말 할 필요도 없지 않겠습니까? 투서보다는 칭찬의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하는 행동은 대전을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어 나가는 길이 됩니다.

우리 모두 올 한해 가정과 직장과 교회와 사회에서 칭찬과 인정을 해주고 허물을 덮어 주는 밝은 대전을 만들어 봅시다.


[유흥식 라자로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지역민 나눔운동 적극 전개”
‘사랑의 1313 운동’ 추진
복지기관 작은 힘 되길

▲ 유흥식 라자로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 유흥식 라자로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새해를 맞아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평화와 행복이 함께하시길 빕니다. 또한 태안 지역의 이웃들도 웃음을 되찾는 좋은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008년은 내부적으로도 깊은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1948년 설립된 천주교 대전교구가 올해로 60주년을 맞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60주년을 되돌아보면서 감사와 함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은총의 해로 보내고자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여년이 조금 넘는 한국 천주교회 역사에서 특이할 점은 외국인 선교사들이 아닌 조선인 스스로에 의해 수용되었다는 것과 긴 박해기간동안 많은 순교자를 배출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내포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충청서북부 지역은 최초의 한국 신부인 김대건 안드레아를 비롯하여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입니다.

따라서 우리 지역에 산재해 있는 순교성지들을 도보로 순례하며 그분들의 신앙을 기억하여 본받고자 하는 것이 대전교구민들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래서 2월 23일부터 8차례에 걸쳐 입장의 성거산 성지, 아산의 공세리 성지, 당진의 솔뫼 성지와 신리 성지, 신례원의 여사울 성지, 청양의 다락골 성지, 보령의 갈매못 성지, 홍성의 홍주읍성 성지, 서산의 해미 성지, 공주의 황새바위 성지, 금산의 지방리 성지 등을 순차적으로 순례할 예정입니다. 해당지역의 이웃들도 시대의 아픔이 묻어있는 우리 지역역사의 한 부분에 동참해 주시길 청합니다.

또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 16)는 성경말씀대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웃과 나누기 위해 ‘한 끼 100원 나눔 운동`을 새해부터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는 것에 착안하여, 매 식사 때마다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는 의미로 100원씩을 저금하여 봉헌하는 사랑의 나눔 운동입니다. 그래서 ‘사랑 나눔 1313운동`이라고도 부릅니다. 각 성당이나 단체를 통해 저금통이 배부되었습니다.

식탁이나 책상 위나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매 끼니마다 100원씩을 저금하여 한 달에 9,000원 정도를 대전교구 사회사목국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모금된 금액은 무료급식소 운영과 지원, 일선 학교의 결식아동 급식 지원,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근래에 관심이 소홀해진 헌혈에 대해서도 생명 나눔의 차원에서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우리 지역을 넘어 보편적인 차원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바오로 사도의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하고자 ‘바오로의 해`(2008년 6월 28일~2009년 6월 29일)를 선포하셨습니다. 교구설정 60주년을 맞은 대전교구는 바오로 사도의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열정을 본받고자 바오로 사도가 쓴 서간을 읽고 쓰고 묵상하여 바오로 사도의 정신을 실천하려고 합니다. 2,000년이란 시간을 초월하여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정체성을 확인하는 가운데 더 옳고 바른 신앙의 여정을 가는 은혜로운 한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동참, 격려와 지도를 부탁드리며 하느님의 은총이 여러분에게 함께 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법용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 주지]

“대자대비 실천하는 해 되길”
소외지역 살피고 보듬어
우리 사회 주인공 ‘거듭’

▲ 법용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 주지
▲ 법용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마곡사 주지
모든 것이 풍족하고 만복이 구름처럼 일어난다는 무자(戊子)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국민의 화합과 국가경제의 발전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다 같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지난 연말에 선출된 제 17대 대통령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한껏 고조되고 있고, 향후 5년간을 이끌어 나가는 실용정부가 출범하는 첫 해이기에 더욱 더 화합과 신뢰 속에 아름답고 풍요롭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길은 험난하고 고달픈 여정의 길입니다. 우리 불교계에서도 내려 가는 길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올라가는 길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내려가는 길은 쉬운 길이요 올라가는 길은 어려운 길입니다. 앞서 나갔던 길을 따르는 것은 쉬운 길이요, 스스로 자정하고 새로운 보살행을 실천하는 수행자 본연의 자세는 힘들고 고달픈 오르막입니다. 내리막은 쉬운 길이지만 마지막은 후회가 다르고 오르막은 힘들지만 희열과 환희가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새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흐름을 앞에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 우리사회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주인의식을 가져야한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언제 어느 때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주인공이 되고 주체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자세로 자신의 이웃과 사회, 더 나아가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 스스로 앞장서서 실천해 나가는 보살도의 정신을 갖고 자비로서 중생들을 살피시고 중생의 고통을 듣고 보며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살피는 것이 보살의 할 일이라고 하듯이 우리들 모두가 보살이 되어 소외된 이웃들을 살펴보고 그들을 이끄는 일에 헌신할 때 우리사회는 물론 자신의 생활에도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사바세계라고 하는데 다른 말로는 감인세계라고 하여 참고 인내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시기를 “육체적으로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정신적으로 힘들고 고달픈 인생을 살지 말라.”고 하셨듯이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이 육체적으로 고달프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그 일을 한다면 그 사람의 정신은 기쁨으로 가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적극적인 인생을 살면서 더불어서 자비심으로 보시행(布施行)을 실천하여 고달픈 생각마저도 잊을 수 있는 주인공이 되시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가 다함께 공존하고 상생하여 불화하거나 다툼이 없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무자년 새해를 맞이하여 모든 선남선녀들의 가정에 부처님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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