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체육부장 이정흔(51) 교수를 비롯해 배구, 펜싱, 농구 등 10개 종목 80여명의 선수들은 지난 11일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 해수욕장 청운대 일대 암벽에서 갯바위와 자갈에 찌든 기름을 닦아 내는 등 피해 주민들에게 재기의 힘을 북돋아 줬다.
2008년 신입생인 배동혁(20·사회체육학.핸드볼)군은 “피해지역 생태계가 완전히 복구되려면 적어도 수십 년이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며 “하지만 막상현장에 와서 보니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3시간 동안 기름 제거 작업에 나섰던 김동철(20·사회체육학·핸드볼) 학생은 “닦아도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기름에 질려버렸다. 복구 작업에 자청해서 현장에 왔지만 하루로는 도저히 될 것 같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이중호(20·사회체육학·럭비)군은 “남의 일같지 않아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 왔다”며 “시간이 된다면 친구들과 함께 태안에 며칠 묵으면서 피해주민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며 돕겠다”고 말했다.
이정흔 교수는 “이번 기름 유출 사고는 선례가 없는 대형 사고였기에 국민적 관심 이 뜨거운 것 같다”며 “막상 현장에 도착해 보니 기름이 유출되면 수십 년간 피해가 계속되고, 그 기간을 줄이는 건 사람의 힘 뿐이라는 말이 실감났다”고 했다.
이날 충남대 체육부 소속 80여명의 운동선수들은 복구 작업을 마친 뒤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100만원을 태안군청에 전달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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