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신입사원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10일 태안군 소원면 구름포해수욕장 주변 피해지역에서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자원봉사단 여러분 좀 더 힘을 냅시다." 한적하다 못해 적막 감이 감돌았던 이곳에 고요한 침묵을 깨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단호하고 힘 있는 그 목소리에서는 생계의 터전을 잃고 시름하는 주민들에게 전하는 희망찬 박동소리가 느껴졌다.
소리를 따라 걸어들어가니 멀리 보이는 암벽지대 인근에서 하나은행 자수가 새겨진 모자를 눌러쓴 200여명의 자원봉사단이 방제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충청사업본부 2008년도 신입사원을 비롯해 임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의 방제활동은 시종일관 긴박해 보였다.
누구하나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암벽과 갯바위 일대에서 기름을 닦고, 기름 제거 작업 뒤 남은 폐기물을 해안가 쪽으로 옮기는 모습은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척척 맞아 떨어졌다.
특히 사회에서의 첫발을 이곳에서 내딘 30여명의 신입사원들은 `태안의 기적`에 동참한 것 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헝겊에 나무를 끼어 바위 사이에 낀 기름을 꼼꼼히 닦아내던 신입행원 곽수지(여.24)씨는 " 역사적으로 기록될 감동의 봉사현장에서 방제활동을 벌이게 돼 영광"이라며 "하나은행 일원으로 복구 작업에 참여하게 돼 뿌듯하다"고 미소지었다.
또 다른 신입행원 명수연(여.24)씨와 김거영(여.24)씨도 "완전 복구까지는 적게는 수십 년 많게는 수백 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며 "현장에 와보니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작 점심 한 끼와 간식거리가 전부인 이날 복구 작업에서는 누구하나 찡그린 기색 없이 묵묵히 기름제거 작업에 비지땀을 쏟아내고 있었다.
하나은행 콜센터 사원인 신경미(여.29)씨는 "회사 내부 게시판을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신입행원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벌이다 보니 선배로써 솔선수범하기 위해 쉴 틈 없 이 바쁘다"고 전했다.
최춘서(42) 충청사업본부 임원실장은 "이날 동원된 신입행원들은 은행창고 실무업무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편성된 봉사활동 과정에 참여한 것"이라면서 "이곳에 올 때마다 상황이 좋아 지는 것 같아 임직원 모두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열(39) 충청사업본부 충청영업추진부 과장도 "뼈 속까지 스미는 칼바람 속에서도 계속해서 몰려드는 국민들을 보며, 나눔과 봉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했다.
하나금융 그룹은 지난해 12월 11일부터 지금까지 5000명의 임직원들을 피해현장에 투입해 기 름제거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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