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
문화예술 진흥기금 운용의 실태를 살펴보면 대전시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과 의지를 살펴볼 수 있고 그 문제점 또한 가늠해볼 수 있다. 첫째, 지원 유형이 구체적인 목적과 비전 없이 단순하게 8개 장르로 한정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까지의 지원 유형을 보면 미술, 사진, 연극, 음악, 무용, 문학, 전통, 연예 등 8개 장르를 중심으로 한정하여 2007년의 경우 250여개 사업에 지원했다. 이는 장르별로 고착화 되어 있고 소액다건주의로나눠먹기라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목적과 비전 중심으로 변화를 꽤해야 한다. 즉 8개 장르 중심에서 구체적인 지원의 유형을 목적과 비전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타 지역의 예를 간단히 소개하면 경기도의 경우 경기도문화재단에서 문화예술 진흥기금에 대한 신청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기초예술창작, 공공실험예술, 문화예술인창조력제고, 문화예술교육, 소수자문화예술향유기회확대, 지역간문화예술격차해소, 국제문화교류, 지역문화예술조사연구, 지역문화예술정보화, 전통문화예술의보급과창조적계승 등이다. 앞으로 대전시도 경기도문화재단의 사례와 같이 지원의 유형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
둘째, 지원 자격을 단체로 한정하는 것에서 다양하게 문호를 개방하여야 한다. 현재는 문화예술단체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폐쇄적이며 심각한 문제이다. 물론 기금의 취지가 문화예술인의 창작과 예술 활동에 지원하는 기금이고 운용에 있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신청 자격이 단체 중심이다 보니까 개인의 참여와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불가능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셋째, 심사위원을 공개하고 있지 않는 것은 문제이다. 이는 심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개선하여야 한다. 심사위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다양한 평가 자료를 제공하면서 심사의 투명성과 질을 높이고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심사위원을 함께 공개한다면, 이후 심사에 불만을 갖는 불신은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예술 창작활동에 기금을 단순히 나누어 주는 직접 지원의 방식에서 다양한 형태의 간접 지원의 방식을 대전시가 모색하여야 한다. 서울의 경우 각 권역별로 유휴공공시설을 문화예술 창자시설로 전환하고 민간의 비사용 모텔 등을 매입하여, 예술인 레지던스 프로그램, 실험예술 창작소, 무대예술 아카데미, 뮤지컬 연극 연습실, 아트뱅크 등 다양한 창작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는 사례가 좋은 예이다. 뿐만 아니라, 젊은 예술가 지원, 유망 예술프로그램 지원, 실험예술가 지원, 청소년 문화예술 창작 지원 등의 예와 같이 신진 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실험예술 및 소외계층의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문화예술 지원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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