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난해 11월 이후 신규 및 대환 대출 중단 등으로 중기대출을 직접적으로 억제했기 때문이다.
9일 한국은행과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178조9000억원으로 11월말에 비해 9066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중기대출은 매달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 말까지 무려 38조2000억원 급증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된 10월(4조1277억원)과 11월(5조7288억원)에도 급증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예금이 대거 이탈하고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외화조달까지 어려워지면서 대출 재원이 부족해지자 은행들이 대출에 급제동을 건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신규 중기대출을 중단했고, 농협도 12월부터 다른 은행에서 농협으로 중기대출을 옮기는 대환대출을 금지하는 등 대부분 은행들이 중기대출에 대한 억제에 들어갔다.
문제는 이같은 중기대출 중단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데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999년 이후 9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중기대출 억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더욱이 올부터 업체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금리·한도 등이 달라짐으로써 영세 중소기업의 대출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다음달 설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에 더욱 시달릴 전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중기대출이 줄어든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은행권의 대출억제책이 직접적인 요인이 된 것 같다”면서 “이는 주식이 활황을 맞으면서 예금이 증권시장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운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