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문 닫는 농촌학교' 해결 방법은?

[나는야 논술 짱]'문 닫는 농촌학교' 해결 방법은?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고등논술

  • 승인 2008-01-09 00:00
  • 신문게재 2008-01-10 13면
[문제]
(가) - (다)와 관련한 우리 농촌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모습에 대해 논하시오.

[유의 사항]
① 구체적인 사례를 들 것.
② 1800(±180)자 분량으로 할 것.

(가)


(나)
농촌지역 상당수의 중학교가 급격한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게다가 줄어드는 학생수가 이농현상과 저출산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농촌지역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한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데 심각성이 더하다.

충남지역의 경우 대전이나 천안 아산 등 행정기관이나 공단 등이 많아 인구가 밀집한 몇 개 도시를 제외하고는 농촌지역이 많은 서산, 태안, 홍성, 청양, 예산 등 충남 서부와 산간지역의 경우 시 소재지와 읍 지역은 학생수의 증가로 학교를 신설하는 반면 농촌지역인 면단위 중학교는 거의 대다수가 해마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내년에 지역 초등학교 중 전교생 30명 미만의 통폐합 대상학교가 27개교로 각 시군마다 2개교 꼴이 된다. 80년 이후 충남 지역의 초등학교 중 폐교된 학교는 본교 75개교, 분교 129개교로 모두 204개교이고 본교에서 분교로 격하된 경우도 119개교나 된다.

폐교되거나 분교로 강등된 학교는 모두 농어촌 지역에 소재한 학교로 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비례해 중학교 학생수도 따라 줄어드는 도미노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초등학교의 경우 전교 학생수가 30명 미만, 중학교는 100명 미만의 경우 통폐합을 원칙으로 세워놓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내 190개 중학교 중 41개교(본교 38개교, 분교 3개교)가 100명 미만이고 대부분이 벽지, 섬, 농촌 지역의 학교로 알려지고 있다. - 00일보

(다)
최근 5년 동안에 폐교된 학교가 무려 1,200개교가 넘고 올해도 다시 300-400개교가 문을 닫게 된다고 합니다. 농촌의 초등학교는 마을의 꽃이고 미래였습니다. 꽃이 없어지고 미래가 사라진 이 황량한 교정에서 어느 한 사람의 추억에 잠기는 것은 감상(感傷)입니다. 당신의 말처럼 시선을 들어 농촌을 보아야 합니다. 2억 평의 농경지가 묵고 있는 농촌 그리고 해마다 수십만 명씩 떠나간 농촌의 실상을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땅을 버리고 고향을 떠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을 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세계화의 시대, 정보화의 시대, 하이테크의 시대라는 용어를 거부하는 당신의 고집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세계화`의 도도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운양호의 함포보다도 더 강력한 무기가 장착된 도전임에 틀림없습니다. 안방의 밥상 위에까지 발을 올려놓는 거대한 공룡의 내습입니다.

100년 전의 개항기(開港期)와 흡사하다고 하지만 지금의 경제구조는 당시에 비해 훨씬 허약한 체질로 바뀌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국내의 모순을 세계화를 통하여 해소하려고 하는 중심부의 그들과는 반대로 세계경제의 중하층에 편입되어 있는 우리의 경제적 위상은 그러한 모순을 내부의 희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물이 낮은 데로 흘러가듯이 당연히 가장 약한 곳으로 그 중압이 전가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간의 이농(離農)과 탈농(脫農)은 오로지 이러한 중압을 벗어나려는 기약 없는 몸부림일 뿐 푸른 희망을 가슴에 안고 떠나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제 농업은 단 하나의 잣대인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하여 그 운명이 재단될 것이라는 당신의 전망은 차라리 절망입니다. 농촌은 떠나야 할 땅이고 농업은 버려야 할 산업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어린이가 없는 농촌, 농촌이 없는 도시, 농업이 없는 나라, 농민이 없는 민족으로 21세기를 살아가야 될지도 모릅니다. -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논제 분석과 출제 의도 파악]
이 문제는 (가), (나), (다)에 제시된 우리 농촌의 현실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당면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우리 나라가 지향해야 할 모습을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가) 그림은 어느 농촌의 폐교된 학교의 모습이고, 제시문 (나)는 이농(離農)현상과 저출산 등으로 인해 농촌의 인구가 줄어들어 농촌 지역에 학교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기사 내용이고, (다)는 폐교가 늘어가고 있는 농촌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가 없고, 농민, 농업이 없는 우리의 현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글이다. 특히 농지가 줄고, 농민이 농촌을 떠남에 따라 쌀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어 심각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자료를 통해 우리 농촌의 현실이 단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분석해 내야 한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통해 우리 나라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본 논제의 핵심이다. 농촌의 인구가 줄어들고 농업 생산량이 계속 감소해가는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으로는 국가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 그리고 개인적 차원 등으로 나누어 제시할 수도 있겠고, 특히 WTO와 연관시켜 경제적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학생글]대전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이한석

▲ 이한석 대전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 이한석 대전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20세기 중반,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로 들어선 이후, 지난 수천 년간 선조들의 생활이었던 농업이 흔들리고 있다. 식생활과 직결되는 산업이기 이전에, 지난날 공동체와 전통의 근본이었던 농업이 중병을 앓고 있는 모습에 우리는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농촌 사회의 문제점은 먼저, 농촌의 경제인구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농촌에서의 삶은 현대의 대부분의 노동형태와는 달리, 비교적 저소득의 육체노동을 요구한다. 게다가, 농민들의 정치적 시위에도 불구하고 FTA가 타결되어, 수입농산물 또한 농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리한 농촌사회의 모습을 본 농민들은, 결국 농촌을 떠나는 것이다.

또한 남초(南超)현상이 심각하여, 그 대안으로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있다. 그로 인해 소위 ‘코시안`에 대한 사회적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같은 한국인이면서도, 독특한 외모와 가족환경으로 인해 사회에서 음으로 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농촌사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선 농업이 한 국가의 기반산업이라는 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혹자는 농산물에 대한 대외의존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 유사시에 국가 전체의 식량부족의 위험을 안고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한편 농촌의 몰락은 도농 간의 발전격차를 크게 하여 국토의 균형 발전을 저해한다. 이는 결국 빈부격차라는 사회의 고질병을 악화시킬 것이다.

그렇다면 농촌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까? 정부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자칫하면 ‘복지병`을 불러오기 쉬울뿐더러,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주장한 것처럼, 시간의 속도가 느린 정부의 정책은 변화하는 현실에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정치적으로 농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지금까지의 농민 참여는 대부분 소극적, 수동적 활동이었다. 예컨대, 정부 시책에 반대하기 위해 단체집회·시위를 하는 등 정부에 대한 반응적 활동이 주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농촌의 실질적 차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의견 개진 등, 농민들의 적극적인 정치활동이 행해져야 한다. 이렇게 적극적 형태의 정치활동이 이루어질 때, 정부는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실천방안과 지원계획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사회는 자유시장경제체제이다. 즉,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자가 살아남는 시대이다. 비록 한미FTA가 체결되었지만 농산물에 대한 안전장치는 당분간 가동될 것이다. 그동안 품종개량과 기술개발과 품종개량을 위해 노력한다면, 국내시장의 확고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NAFTA 체결 이후, 좌절했던 멕시코 농민들이 역경을 딛고 최근 희망의 신호를 보이기 시작한 것처럼, 우리농촌에서도 경제적 이윤의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낼 수 있을 때, 소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점점 다원주의의 경향이 짙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제는 더 이상 단일민족만을 외칠 수는 없다. 위기에 처한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 혼혈을 동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 농촌사회에서 국제결혼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2세들을 포용하여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서만 농촌의 밝은 미래를 다짐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우리 농촌사회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스스로 이윤을 추구하는, 관용을 베풀 수 있는 농민들이 존재할 때, 비로소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농촌붕괴의 원인이 복잡한 만큼 그 해결 과정도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농민이, 나아가 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면, 농민과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총평]대전외국어고등학교 교사 최종선

▲ 최종선 대전외국어고등학교 교사
▲ 최종선 대전외국어고등학교 교사
논술은 주장과 설득, 그리고 이치를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에 ‘설득적인 글`이나 ‘해명적인 글`의 장르로 분류하기도 한다. 또한 개인의 생각을 독창적으로 드러낼 것을 요구하는 주관적인 성격의 글이면서도 동시에 독자를 설득시키기 위한 타당성 획득의 방법적 측면에서는 객관적이어야 한다.

이한석 학생은 (가)-(다)를 통한 문제점을 단순히 제시문에서만 분석해 내지 않고, ‘코시안`의 사회적 문제까지도 언급하면서 농촌의 현실을 사회 전반의 문제로 분석해 내는 종합적 사고력과 아울러 풍부한 배경지식을 지닌 학생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농민의 적극적인 참여, 품종개량을 통한 경쟁력 확보, 외국인(코시안)에 대한 관용의 정신 함양 등을 제시하여 독창적인 사고 과정을 잘 드러내었다.

단, ‘농촌 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의 증가`라는 제시 자료의 공통된 주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이 좀 아쉬운 점이다. 특히 (다)의 ‘농촌의 초등학교는 마을의 꽃이요 미래`라는 내용은 이 글의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좋을 듯했다. 또한 농업을 장려하여 농촌을 살려야 한다는 대전제와 보다 긴밀한 관련을 가진 해결방안을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즉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국가의 정책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면 어려운 것이기에 국가적 차원과 국민(개인)적 차원으로 나누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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