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 같은 현상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분석하고 (나)와 (다)중 하나의 관점을 택하여 (가)에 대해 평가한 후, 현대사회의 바람직한 가족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
[유의 사항]
①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쓰지 말 것
② 전체 분량은 1600(±160)자 내외로 할 것
③ 시간은 120분임.
▲ 허수경 방송인 |
“혼자 아이를 갖는 일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생물학적 아버지는 중요하지 않다.”
기증받은 정자로 아이를 임신했다는 MC 허수경씨의 공개 선언으로 ‘배우자 없이 낳아 기르는 아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두 번의 이혼을 겪은 허씨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면서 닥쳐올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 제 자신이 아닌 모성애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남편은 없더라도 아이는 갖고 싶다`는 소망을 적극적으로 내비친 것은 허씨가 처음이 아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도 2003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할 수만 있다면 인공수정을 해서라도 아기를 갖고 싶다. 아이를 가질 수만 있다면 노래를 당장 그만두겠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당시 조씨는 ‘미혼인 채로 마흔을 넘기고 보니 영원히 아기를 못 가질 것 같고……. 내 삶이 불행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탤런트 김청씨도 최근 인터뷰에서 ‘결혼보다는 연애를, 연애보다는 아이를 원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배우자 없이 아이 낳기를 선택하는 여성을 ‘미스맘(Miss Mom)`이라고 부르는 드라마도 방영됐다. ‘싱글맘`은 이혼이나 사별로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된 여성까지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반면, ‘미스맘`은 아이에 대한 여성의 적극적인 선택을 강조한 신조어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되는 경우가 많은 ‘미혼모`보다도, ‘본인이 원해서 혼자 낳아 키우는` 여성 의지가 더 강하게 실렸다.
이 단어가 등장한 SBS 드라마 ‘불량커플`에서는 잡지사에 다니는 여주인공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갖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불량커플`을 집필한 최순식(51) 작가는 ‘이미 15년 전부터 생각한 소재”라며 “하지만 당시에는 지나치게 파격적이라서 본격적으로 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제는 호주제도 폐지되는 등 어느 정도 적당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드라마 게시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1.9%, 즉 세 명 중 한 명이 ‘여자 혼자 아이를 낳아도 잘 기를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인터넷에 뜬 허수경씨 기사에 대한 댓글을 보면 “아버지 없다는 사실이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비난보다 ‘임신을 축하한다.`는 응원이 더 많았다. 허씨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종합병원과 유명 산부인과 등에는 인공수정 등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 묻는 독신여성들의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한다. - 조선일보 신정선 기자, 2007년 8월 4일자 -
(나) 가정은 개인이 사회로 통하는 길을 연결하는 교량과 같다. 가정은 부부 사랑의 보금자리이자, 자녀를 낳아서 기르는 최초의 교육장이다. 온실에서 잘 자란 묘목을 들판에 옮겨 심어도 잘 자라듯이, 부부의 애정과 도덕이 충만한 가정에서 자라난 자녀들이 사회로 나아가서도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의 인간관계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그것은 부부 관계, 부자 관계, 형제 관계로 나눌 수 있다.
부부 관계는 가정의 출발점이 되고 부모 자식 관계는 생명을 종적으로 주고받는 관계이며, 형제 자매 관계는 자식들 간에 횡적으로 형성되는 관계이다. 이와 같이, 인간은 가정을 통해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를 맺고 인격을 형성해 나가며, 역할 행동을 배우고 지적 능력을 토대로 사회생활을 영위해 나가게 된다.
가정은 인간의 일생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은 가정에서 성장하여 사회로 진출하고, 사회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도 가정에서 휴식을 취하며, 사회 활동을 마친 후에는 가정으로 복귀하여 일생을 마감한다.
가정은 최초의 학교요, 부모는 최초의 교사이다. 부모는 자녀가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여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자녀들이 지켜야 할 규범과 알아야 될 기초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가르칠 때에는 말보다 행동이 더욱 중요하다.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게 되며, 사랑과 이해로 가득 찬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인격의 기초를 다져 나간다.
부부는 사람의 도리와 올바른 삶의 방향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 자녀는 부모의 생활 방식이나 윤리관을 자신의 기준으로 수용하며, 장차 자신들이 사회생활을 해 나갈 때에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결국, 가정은 건전한 사회인을 양성하는 도장(道場)이며, 부부는 자녀들의 삶을 인도하는 나침반이 된다고 할 수 있다. - 고등학교 ‘전통윤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정도서편찬위원회 -
(다) 행복한 가족의 조건은 무엇일까. 지난주 한 저녁 집에 들어가 무심코 켜놓은 TV를 보고 있노라니 한 엄마가 네 아이의 등굣길을 챙기며 본인의 출근길을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장을 보는 모습, 엄마가 직접 만든 떡, 케이크와 아이들이 함께 준비한 편지와 선물로 생일잔치하는 모습들이 너무 화목하고 행복해 보였다. 우리 모두가 부러워하기에 충분한 따뜻하고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이들 가족은 7년 전 이혼한 한 부모 가족(편모 가정)이었다. 이는 어쩜 행복한 가족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이었다.
가족의 형태가 결코 행복한 가족의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우리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고도성장만큼이나 빠르게 한 부모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 결혼 이민자 가족 증가 등 급격한 가족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가족을 바라보는 잘못된 편견들과 이들 가족을 배려하지 못하는 적지 않은 관행과 제도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아버지와 엄마 모두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자식이 있는 전통적 가족 형태를 정상가족이라고 느낀다. 또한 입양이나 이혼·재혼 등 우리가 전통적 가족이라고 여기는 기준을 벗어난 요소가 있으면 뭔가 ‘문제가 있는` 가족처럼 보곤 한다.
그러나 한 부모가정, 재혼가정이라 해도 여느 가정과 다르지 않게, 아니 여느 가정보다 더 당당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우리들의 잘못된 시선과 무심결에 행해지는, 전통적 가족 중심적인 일상의 관행과 제도들 때문에 이들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불행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세심함이 더욱 더 필요하다고 하겠다.
행복한 한 부모 가족의 모습에 뒤따른 방송 사회자의 멘트처럼 “엄마가 없으면 어떻고 아빠가 없으면 또 어떤가. 한 부모 가정,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가정과 사회가 애정을 준다면 아이들은 얼마든지 올바르게 커 나갈 수 있다.”
이들 가족의 행복의 조건은 우리에게 달린 것일 수 있다. - 장하진, `가족에 대한 잘못된 편견` ( 파이낸셜 뉴스 2007. 5. 27 ) -
[출제의도 및 논제 분석]
이 문제는 최근 관심을 끌었던 한 방송인의 ‘미스맘 선언`을 통해 우리 사회 가족제도의 변화 양상에 대해 고찰해 보고 현대사회의 바람직한 가족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것 유도하는 문제이다. 논제의 요구사항은 세 가지로 첫째, (가)에 나타난 현상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분석할 것, 둘째 (가)에 대해 평가할 것, 셋째, 현대사회의 바람직한 가족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라는 것이다.
먼저 (가)는 어느 유명 MC의 미스맘 선언을 다룬 기사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 여성들이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가부장적 가족 제도의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것으로, 이러한 현상을 통해 육아를 홀로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향상되었다는 점을 분석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가)와 같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나)와 (다)중 하나의 관점을 택하여 (가)를 평가하라는 논제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와 (다)의 차이를 밝혀 보아야 한다. 제시문 (나)의 관점에 의하면 자녀들은 가정과 사회의 역할을 부모를 통해 배우기 때문에 자녀가 성장하는 데는 어머니의 역할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배우자 없이 자녀를 낳고 양육하려는 ‘미스맘 현상`은 자녀에 대한 아버지의 영향력을 너무 경시한 측면이 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반면 (다)는 가족의 형태가 가족의 행복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보는 입장으로,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이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관점을 바탕으로 (가)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나)와 (다)중 하나의 관점을 택하여 (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바람직한 가족관에 대해 부연하여 서술한다면 논제의 요구를 충족시킨 논술문이 될 것이다.
[학생글]대전노은고등학교 2학년 김경주
▲ 김경주 대전노은고등학교 2학년 |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한 예로 ‘미스맘` 현상을 들 수 있다. 배우자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르고자하는 여성을 뜻하는 ‘미스맘`이라는 신조어에는 삶과 아이에 대한 주체적 선택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욕구가 반영되어있다. ‘미스맘`은 달라진 여성들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거울인 동시에 마음 속에만 담아두었던 소망을 드러내게 하는 촉진제인 것이다.
실제로 유명 여성 인사들의 ‘미스맘`과 관련된 발언들은 일부 독신여성들이 꿈꾸던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미스맘`은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경제적 능력의 향상으로 인한 사회적 지위의 상승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스맘`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는 아직도 우리사회가 부부관계를 기초로 성립된 가족만을 정상적인 형태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맘`을 비정상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미스맘` 가정도 자신의 인생과 아이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구성할 수 있는 가족의 한 형태이다. 가족 사이에 서로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이러한 형태의 가정도 사회의 구성요소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기존의 사고에 얽매여 ‘미스맘` 가정을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가족의 행복은 그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닫힌 시선으로 가족을 규정하려 해서는 안 된다. 물론 가족은 사회의 기본적인 구성요소로서 매우 중요한 기능들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가족의 기능적인 측면에만 의미를 부여해 한 부모 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 동성애 가족 등을 백안시하는 태도는 버려야한다. 또한 비주류 형태의 가족을 사회 제도적으로 제한하는 관행은 개선해야한다.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제도로 인해 그들의 소외감이 증대된다면 사회 통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의 가족은 구성원 간의 배려와 사랑을 기본 조건으로 해야 한다.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전통적 형태의 가족이 아니라 하더라도 상호간에 신뢰와 애정이 있다면 그들은 이미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다. 이제는 특정 형태나 구성원의 혈연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수평적 의사소통과 민주적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가족을 지향해야할 때이다.
[총평]대전노은고등학교 교사 강인홍
▲ 강인홍 대전노은고등학교 교사 |
김경주 학생은 총 5단락으로 글을 구성하여 1단락에서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흐름에 따라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변화의 움직임에 대해 언급하고, 2단락에서는 ‘미스맘 현상`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분석하였다. 3단락에서는 미스맘 현상에 대한 편견을 비판하면서 4단락에서는 한 부모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 등 비주류 형태의 가족에 대한 사회 제도적 제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 5단락에서는 현대사회에서의 바람직한 가족관을 제시하였는데, 혈연관계나 특정형태에 얽매이기보다는 상호간 신뢰와 애정, 수평적 의사소통과 민주적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가족을 지향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별다른 군더더기 없이 논제에서 요구한 사항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깔끔하게 정리하여 제시한 점이나, 미스맘 현상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를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와 연관 지어 분석한 점, 현대사회에서의 바람직한 가족관에 대해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견해를 논리정연하게 주장한 점도 칭찬할 만하다.
다만, 서론을 좀 더 신선하게 시작하지 못한 점과 4단락 첫 문장에서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쓰지 말라는 논제의 유의사항을 지키지 못한 점 등은 아쉽다. 독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본론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킬 수 있는 인상적인 서론 쓰기 연습을 꾸준히 하고 논제의 유의사항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보다 훌륭한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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