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종훈 대전상인연합회장 |
집안의 곳간이 비어서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아무튼 현재의 지역경제와 서민경제가 침체의 늪에 깊이 빠져 있는 것만은 확실 한 것 같다.
1996년 1월1일 한국 유통 시장을 외국에 전면개방을 하면서, 유통 환경뿐만 아닌 지역경제 전체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 유통업계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지각변동을 몰고 오면서, 대전시의 경우도 전국 16개 광역시·도중 울산시 다음 2번째로 많은 대형 유통점이 입점했다.
인구 15만명당 대형 유통점이 1개가 적정 수라고 할 때 우리 시의 경우에는 10여개가 적당(?)하다고 하지만, 현재 영업점 수가 17개로 이미 7개나 초과된 상태다.
여기에 더한 문제는 독과점화 돼가는 유통 구조로 영세업체나 재래시장과의 유통환경 양극화 현상이 더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 자가 브랜드인 PL(Private label)상품들을 출시하면서,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상공인과 재래시장은 점주의 노령화 및 편의시설 부족과 전통적인 경영기법 등 경쟁구조가 취약해, 고객이 감소하고 공점포가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나 서민경제가 바닥을 치는 등 살아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물론 여기에는 국가 경제의 총체적인 불황도 한목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유통환경 속에서 서민의 곳간이 빌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앙정부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경영혁신 지원 사업에 착수해, 2005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담조직인 중소기업청 재래시장팀과 시장경영지원센터의 설치, 상인 스스로도 전국상인연합회를 설립 했다.
앞으로 소상공인과 재래시장이 활력을 회복해, 서민경제의 빈 곳간을 채우려면 중앙정부의 노력과 함께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대형 유통점 입점과 관련한 심의와 조정권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시장별 특화상품과 특화점포를 개발하고 주차장, 고객 휴게시설 등 편의시설 확충에 우선 지원, 시장별 소규모 배송센터와 공동작업장의 구축이 시급하다. 또 소상공인 창업 및 점포별 시설이나 경영개선 자금의 저리 융자 지원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상인들 스스로도 볼거리, 먹을거리, 팔고 · 살거리, 놀거리, 쉴거리 등 감성적인 시장의 판매 분위기를 연출해, 우리 전통을 살리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영업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차별적으로 시장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경제 순환으로 곳간에 한 톨 두 톨씩 채워지지 않을까?
소비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 언제나 변화하며,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빨간색의 자선냄비가 가득 찰 수 있고, 지역경제와 서민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을 기울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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