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7일 만리포 앞바다에서 발생한 초유의 기름유출사고는 태안군민에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아픔과 충격을 주었다.
저는 사건당일 600여 공직자들에게 비상을 발령하고 군 예비비를 긴급 배정했으며, 지역주민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느끼며 재해현장을 지휘해 왔다.
이제는 긴급복구 작업에서 항구적 복구로 전환해야 하며 저소득 주민들의 생계대책과 지역경제 부양을 위한 단계적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또한 피해지역 주민들이 신속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과 협의해 실질적인 피해배상, 생태계복원,관광인프라 구축 등을 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겠다.
-이번 사고의 피해규모와 범위는.
▲최악의 해양 유류유출사고로 1300리 해안은 검은 재앙으로 뒤덮였으며 자식같이 사랑해 온 황금어장과 갯벌은 생명력을 잃어버렸다.
가로림만에서 안면읍 내파수도 연안에 이르는 해안선 167Km 청정해역 어장 4089ha가 오염되었고, 만리포, 천리포 등 깨끗하고 아름다웠던 15개 해수욕장이 검게 물들었다.양식장, 어장 등의 피해범위가 워낙 크다 보니 전체 피해액이 수천억원이 될지, 수조원이 될지 조차도 산출하기 어렵다.
간접적인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청정 태안 해안을 찾는 관광객들 발길이 거의 끊겨 펜션, 횟집 등의 업소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태안은 1300만명의 여름 피서객에 700만 주말·휴일 관광객까지 더하면 해마다 연인원 2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전국최고의 관광명소입이다.
이번 사고로 이들 관광객 대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태안으로서는 연간 수백억원 이상의 관광수입이 날아갈 처지에 놓였다.
-피해 보상시 태안군의 역할, 특히 관광업(숙박)과 관행어업 등 간접피해자에 대한 보상방안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해양오염에 대한 손해배상은 거의 전부 어업권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숙박업, 요식업, 관광업 등에 대해서는 간접손해라 하여 배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사고에서 새로운 배상관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안 군민은 지금까지 볼거리, 놀거리, 쉴거리,먹을거리까지 대부분 바다에 의지해서 살아왔다.이에 우리군은 피해를 입은 요식업, 숙박업 등 비어업자들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피해대책위원회를 자율적으로 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중앙부처 및 연구기관과 과학적 입증 방법을 논의하면서 우리의 건의로 국회에서 논의 중인 특별법에 간접피해보상근거를 명문화 해줄 것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건의했다.
-태안군의 주요산업인 관광업과 수산업에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서울 등 대도시 시장에서 태안을 비롯한 서해안지역의 수산물 반입 자체를 거부해 군민들의 수입 감소가 크게 우려된다.군은 이번 기름피해가 있다고 해서 전 해역이 오염된 것도 아니고 수산 가공식품의 경우 이번 사고와 아무 상관없는 청정식품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 방제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군이 앞장서 사고이전 태안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관광객 유치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관광태안은 다시 태어날 것으로 확신한다.원유유출사고에 관한 효율적인 행정지원을 위해 충남도 공무원 80명과 환경, 법률, 금융, 배상 자문단으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대책본부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충남도 행정부지사가 총괄 지휘하고 본부장이 도 및 시·군 현장지원팀을 직접 지휘해 피해배상 및 복구업무를 총괄하게 된다.도와 시군별 인력확충이 이루어지면 중앙부처와 협의해 단계적이고 항구적인 복구 프로그램이 추진될 것이다.
-해양생태계 파괴를 복원할 대책과 방안은
▲우선 해양수산부는 태안해역의 실제적인 환경영향 및 경제적 손실을 과학적으로 평가해 향후 IOPC 펀드 보상청구에 적극 활용할 것이며 장기적인 생태계 복원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문가 합동으로 우리군의 해수욕장 오염피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심각 11개소, 보통 4개소, 우려 16개소로 나타났다.해수욕장 복구방법은 해외사례 조사 및 외국 전문가와 주민들 의견수렴 후 최대한 빨리 최적의 방법을 결정해 복구하고 나머지는 자연복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기름폐기물처리 현지대책반과 야생동물구조 활동본부를 구성해 폐기물 수거와 야생동물 구조에 나서고 있다.또한 장기적인 생태계 복원계획을 수립해 피해지역 생태계 변화를 감시하고 훼손된 모래언덕을 복구하는 등 환경 복원에 차질이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따른 정부에 요구할 사항은
▲완전한 보상과 복구를 위한 피해조사와 소송 등이 주민입장에서 효율적으로 진행되려면 특별법 제정처럼 시급한 것이 없다.이에 우리군은 제도적 장치에 의거 어민들과 숙박, 요식업 등 유류피해로 손해를 입은 군민들이 충분한 배상을 받도록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 이제는 항구적 복구, 지역경제 부양을 위한 인프라구축 등이 절실해 다양한 국책사업을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또한 각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복구 계획이 충남도 대책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차원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태안 해역에는 대형 유조선과 상선 등의 항로로 인해 기름 유출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데 이의 예방책은
▲이번 사고를 겪어보니 갈수록 대형화되는 재난에 대해 신속한 대응으로 국민과 환경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행자부, 해경,소방방재청, 지자체 등으로 분산·중복된 국가재난 관리체계의 통폐합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분산된 시스템으로는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보상체계와 향후 감시를 통한 예방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의 방제작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름유출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과 앞으로의 재발방지 대책마련이다. 한정된 보험금과 복구시일에 따른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현실적인 피해보상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함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체제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주민들의 이기주의와 주민갈등이 있었는데
▲사상초유의 사태를 맞다보니 의견조율을 위한 일부 갈등은 있었으나 바로 정상을 되찾았다. 피해보상과 관련해 헛소문이 돌아 갈등이나 민원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갈등이 최소화 되도록 군이 정확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태안 사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아우르기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피해의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뿐 태안군민 전체가 이 사고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공직사회가 희생정신과 책임감, 냉철한 프로정신을 발휘해 지역민과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주어진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등 국민 도움에 대한 감사의 말씀과 보상 방안이 있는지
▲이번 사고 직후 군민은 물론 전 국민이 스스로 나서 어려움에 빠진 태안 구하기에 적극 동참해 주시는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고 이후 3주가 지나는 동안 태안 바닷가 방제작업에 참여한 사람은 모두 80만명이 넘어 연말 송년회나 종무·시무식 대신 자원봉사를 나서는 새로운 풍속도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의 열성에 힘입어 기름띠가 엄습했던 소원면 만리포와 원북면 신두리 등의 백사장이 예전의 깨끗한 속살을 점차 회복하고 코를 찌르던 기름 냄새도 거의 다 사라진 상태이다.
우리군은 이번에 국민이 태안에서 보여준 기적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는 전시관을 만들어 재앙에서 복구까지의 생생한 모습을 모든 사람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자원봉사자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메일과 주소를 파악해 체계적으로 관리해 태안의 다양한 행사에 초청하겠다.
-군민들에게 당부할 말씀은?
▲이번 사고로 모든 의욕과 의지를 상실하고 계실 군민 여러분께 군수로서 죄송스러움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조속히 피해 주민들이 신속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피해배상, 관광인프라 구축 등 법적 뒷받침을 해줄 수있는 특별법 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중앙부처 및 충남도와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을 위한 복구 전담조직을 마련해 항구적 복구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 군민 여러분께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유류 피해현장에서 가슴 뿌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친절과 봉사 정신을 발휘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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