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울리는 전화 벨소리와 여기저기에서 자원봉사 접수, 기름제거에 필요한 방제물품과 지원요구, 피해보상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고함에 가까운 공무원들의 답변으로 태안군 재난종합상황실은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로 태안반도의 해안가에서 기름제거작업을 위해 전국민의 자원봉사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태안군 공무원들은 하루를 어떻게 지냈는 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태안군 공무원들은 지난 12월 7일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발생일부터 자원봉사자 지원과 업무에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휴일을 반납한 채 거의 한달 가까이 긴장속에서 비상근무에 임하고 있다.
군은 사고 직후 진태구 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재난종합상황실과 기름 피해를 입은 만리포와 신두리 해수욕장 등 해안가에 30개 지휘소를 운영해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지원과 인력배치, 구호품 접수·배부 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군 재난 종합상황실은 사고일부터 피해상황 집계, 복구 지원, 보고자료 준비, 80만이 넘는 자원봉사 접수와 기름방제 작업 지역배치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까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600여 공직자중 100여명의 재난종합상황실 근무자 이외에도 각 실·과·읍·면별로 매일 직원 절반이상이 현장에 투입돼 추운 날씨에도 복구 지원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을 돕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특히 자원봉사자 지원업무외에 기존에 추진중인 업무와 연말 각종 추진사업 마무리, 종무·시무식 등 바쁜 시기에 예기치 못한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무원은 몸이 두개라도 여유가 없을 지경이다.
군 관계자는 “연말이면 한해 사업 결산, 예산작업 마무리, 제설작업 등으로 항상 바쁜데 올해는 기름 피해까지 더해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다”며“기름유출 피해로 실의에 빠진 군민들을 생각하면 공무원들의 노력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태안군은 2일 8시 시무식을 마친 후 곧바로 현장에 투입돼 기름제거 작업에 나섰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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