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대전시립교향악단 ‘송년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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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대전시립교향악단 ‘송년음악회’

장중한 선율이 청중 압도 이욱영 방송프리랜서 음악애호가

  • 승인 2008-01-01 00:00
  • 신문게재 2008-01-02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 이욱영 방송프리랜서 음악애호가
▲ 이욱영 방송프리랜서 음악애호가
‘음악을 사랑한 만큼 음악도 나를 사랑한다`는 신조를 갖고 ‘오! 형제들이여 다함께 환희의 노래를`이라는 부제가 붙은 대전 시립 교향악단(이하 대전시향)의 송년음악회를 찾았다.

지난해 7월에 대전시향 예술 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하여 정열적인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에르몬 콜로메르가 지휘봉을 잡았고, 대전시립합창단, 아산시립합창단, 천안시립합창단 등이 130여 명의 합창단이 하나가 되는 무대였다. 그리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프라노 조경화, 알토 양송이, 테너 이원준, 베이스 정록기가 참여, 루드비히 반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라단조 작품125 합창 ‘환희의 송가`를 연주했다.

무대 전체가 꽉 찬 전체적 구성 때문인지 연주회장을 압도하는 장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구도자의 길을 가는 듯한 엄숙함까지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런 장중함이, ‘온 인류는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불변의 대명제를 단호히 제시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오! 형제들이여 다 함께 환희의 노래를...` 대전시향의 선율은 콜로메르의 손길을 타고 그렇게 청중 가슴가슴마다에 진솔한 메시지로 따뜻하게 전달됐다. 사랑을 머금은 아름다운 음악의 보석은 시나브로 내 마음의 유리창에까지 번져왔고 이어 용혜원님의 시구가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 왔다. “내 마음의 유리창에 때 묻은 미움은 닦아놓으렵니다.


그대 나에게 준 사랑의 마음은 남겨놓으렵니다. 그대가 내 마음을 알아볼 수 있도록 언제나 맑게 닦아놓으렵니다.” 총 70여 분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분량의 작품이, 그 중에서도 제4악장 환희의 선율은 함께한 모두를 전율케 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1악장 알레그로 마논 트로포 언 포코 마에스토고의 첫 전개에서 금관 호른의 소리가 더 깊이 있는 톤으로 일치되어 울리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악장과 악장 사이의 박수 소리에, 청중이 지녀야 할 기본적 양식을 새삼 떠올리기도 했다.

감동의 연주가 종료되고 한동안 이어지는 기립 박수 맞이하며 한복 두루마리로 갈아입은 스페인출신 대전시향 지휘자 에르몬 콜로메로는 일제 치하의 암흑 시기에 스페인에서 수학했던 안익태 선생의 애국가를 앵콜곡으로 올렸다. 모든 청중이 기립하여 “동해물과 백두산이...” 1절부터 4절까지 열창하는 가운데, 나라 사랑과 이웃 사랑의 대서사시가 재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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