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소리만 적막한 태안 기름유출 피해지역에 사라졌던 비질소리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충남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조합원들이다. 전날 비가와 쓰레기가 흙탕물과 섞인 상태에서도 구석구석 쓸어내는 봉사자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특히 이들은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마주칠 때면 “고생이 많으십니다”란 따뜻한 인사를 주고 받기도 했다. 조합원 박계성(54)씨는 “이왕 봉사활동을 할 것이라면 제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마을 주변 청소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충남개인택시조합원 80여명이 28일 태안군 학암포 해수욕장에서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 특별취재반 |
마을 주변 청소가 끝난 오전 11시께부터는 조합원들이 힘겨운 복구 작업을 어김없이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학암포 해수욕장 인근에 설치된 재해대책본부에서 작업 구역을 배정 받은 뒤 바위와 자갈 사이에 묻어 있는 기름을 헌옷으로 벗겨내는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작업에 매진하던 심규선(51)씨는 “오늘 쉬는 날이어서 두번째 자원봉사를 나왔는데 지난 번에 왔을 때보다 상황이 좋아져 기분이 좋다”며 “아마도 조합원들의 염원이 보태져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들 개인택시 조합원들은 태안지역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충남권 16개 시·군 에 각 지부가 있고, 특히 이번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태안과, 보령, 서산, 당진 등의 지역은 조합원들의 주된 영업활동 지역이기 때문이다.
조합 부이사장 김명석(64)씨는 “해안가 곳곳이 기름으로 오염되면서 손님이 절반 이상이 줄었다”며 “몸은 힘들지만 올 때마다 깨끗해 지는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충남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그동안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의 집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해 오고 있다. 또 조합원 개인적으로 해마다 라면, 쌀 등을 구입해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하고 어려운 이웃돕기 모금 활동도 펼쳐와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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